매일신문

[수필1]당신이 진정한 최고입니다

우리 사장님께서 '헌혈의 집'에서 헌혈을 하고 오셨다.

오늘이 벌써 42번째라고 하는데 곧 50회를 채우면 '금장 유공장'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한다. 난 이렇게 헌혈을 일상처럼,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많이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헌혈을 하면 누군가에게 소중하게 쓰일 수 있다는 뿌듯함도 상당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본인의 건강을 항상 체크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좋다고 하시며 그저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는 멋진 우리 사장님이다. 헌혈을 하고 나서 받은 초코파이 두 개와 '헌혈을 하는 당신이 진정한 영웅입니다'라고 적힌 대한적십자사의 5천원짜리 상품권은 어김없이 나에게 주신다. 달콤한 도넛을 사도 되고,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는 상품권이다. 값진 선물에 대한 보답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 우리 사장님에 대한 글을 한번 써보기로 마음을 먹고 나니 고마운 점이 참 많다. 전업주부로 살다 우리 회사에 경리로 일한 지 올해로 9년차다.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들 둘을 별 어려움 없이 대학공부를 시킬 수 있는 것은 아마 이렇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두 아이의 만만치 않은 등록금에 내색도 못하고 밤잠을 설쳐가며 돈 걱정을 한 적이 있다. 이런 마음을 어떻게 아셨는지 사장님이 큰돈을 선뜻 장학금으로 주셨을 때 눈물을 펑펑 흘렸다.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직원들을 사무실에서 내다보며 '이번 여름휴가비는 많이 줘야겠다'며 혼잣말처럼 다짐을 하는 사장님의 손에는 요즘 커다란 수박이 한통씩 들려져 있다. 달려나가 얼른 받아 들어 보지만 무거워 들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수박 한 통은 직원들의 더위를 식혀 줄 터이다. 물론 사장님도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있지만은 않는다. 직접 지게차 운전도 하고, 5t 화물차로 물건도 실어 나른다. 사장님의 이런 모습을 보며 그 누구도 '농땡이'를 칠 수가 없다. 요즘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많은 직원들의 생계가 달려 있는 회사를 탄탄하게 이끌어 가며, 단 하루도 미루지 않고 꼬박꼬박 직원들 월급 챙겨 주는 사장님이 나는 '진정한 최고'라는 생각한다.

장분남 (경산시 진량읍 금호강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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