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출산율 전쟁

출산율은 모든 나라들의 고민거리다. 고민만큼 출산 장려 운동도 가지가지다.

호주는 조출산율(매년 인구 1천 명당 태어나는 신생아 수)이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는 건강한 나라다. 2000년 13명 이상이던 출산율이 2006년 12명 아래로 떨어질 위기가 오자 일찌감치 '플레이 투 업'운동을 펼친 덕이다. '투 업'이란 호주 병사들이 두 개의 페니 동전을 던져 앞뒷면이 나오는 경우의 수를 가지고 즐기던 게임이다. 한 개의 동전만으로는 할 수가 없다. 출산율 감소를 지켜보던 퇴역군인들이 보다 못해 2006년 호주의 현충일인 안작데이를 맞아 시작했다. 하나로는 게임을 즐길 수 없으니 하나를 더 낳자고 했다. 부양 부담을 줄이자고 시작된 이 캠페인은 국민적 호응을 얻었다. 호주의 조출산율은 2007년 12.02명으로 저점을 찍은 후 상승하고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2006년 '사랑하기 운동'(Making Love Day)을 내걸었다. 2000년대 초 조출산율이 9명까지 떨어져 위기감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2012년 조출산율은 다시 11명 선까지 올라섰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조출산율이 8.6명까지 떨어졌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나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 역시 1.19명에 불과하다. 2012년보다 0.11명 더 떨어졌다.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저다. 통계 작성 방법이나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나 일본'싱가포르와 더불어 세계 최저 수준이다.

유엔미래포럼은 현재 70억 명인 세계 인구가 2050년 90억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100년에 60억 명으로 3분의 1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 추세라면 현재 5천만 명인 인구가 금세기말 2천만 명으로 줄어든다. 대구는 2423년 소멸하고 서울도 2505년이면 없어진다. 대한민국은 2750년 멸종이다. 현재 인구 1억 2천700만 명인 일본보다 한국이 먼저 사라진다. 일본은 멸망되는데 1천 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인구 위기가 지속되는 것은 정부의 출산율 정책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 대책이 고령화 대책보다 더 급하고 심각하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나라의 저출산 대책은 갈팡질팡이다. 저출산은 전쟁 없이 나라를 망하게 한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대책을 정부에 주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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