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무척 설레고 반갑다. 세계 각 곳에서 온 수많은 한인 여성지도자들 때문이다. 26일부터 미국, 호주, 독일, 러시아, 프랑스 등 세계 35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외 한인 여성 리더 500여 명이 구미에 모였다. 29일까지 이어질 '제14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이하 코윈)행사 때문이다. 구미가 훨씬 더 밝아진 느낌이다.
이번 행사는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 및 일'가정 양립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를 주제로 한인 여성 리더가 한 곳에 모여 각자의 경험과 지혜를 모으는 귀한 자리다. '코윈'은 2001년부터 13년 동안 서울을 비롯한 부산, 인천 등 주로 대도시에서 개최됐다. 그러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지방 중소도시인 구미에서 열리게 됐다. 게다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 특별 세션도 마련했다. 애니메이션 상영, 관련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촉구 등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국제적인 공감대 조성을 위한 민간외교 사절의 역할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구미가 국제도시로서 위상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구미에는 신성장 도시가 안고 있는 여성 문제가 산재해 있다. 이번 코윈 행사를 통해서 우리가 안고 있는 여성 문제에 대해 그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 또 새마을운동을 이끈 여성 리더의 역할과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재취업 기회 확대로 구미 여성의 역량을 세계로 전파하는 국제 교류의 장으로서도 기대가 크다.
구미는 다양성을 가진 도시이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기 때문에 시민 욕구가 남다르고, 일자리를 찾아 전국 각지에서 온 다양한 배경을 지닌 젊은 층이 있다. 출산율도 도내 1위로 자녀 양육에 대한 욕구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남편의 일자리를 찾아 구미로 유입된 젊은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도시 모습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래서 구미는 '여성 정책'에 집중하게 됐다. 구미의 다양성과 적극적인 시민 욕구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여성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육아와 가사에 대한 부담으로 결혼과 동시에 일터를 떠났다. 이 때문에 소수 남성 근로자가 장시간 일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책임져 왔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선진국형 경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 때문에 가정을 포기하거나 자기계발과 최소한의 여가마저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남'여 누구나 일과 가정을 통해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일하고 싶은 여성들과 가정에 충실하고 싶은 남성들의 행복을 되찾아 주어야 한다.
필자는 2013년을 '평등도시, 행복특별시 구미' 원년으로 선포하고 "행복특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 해 5월, 여성친화도시 조성 종합계획을 수립해 여성의 관점과 경험을 시정 전반에 반영했다. 여성이 느끼는 불안과 불편 요소를 없애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6월에는 여성가족부를 찾아가 여성친화도시를 향한 강한 의지를 전달했다. 여성친화도시 종합계획 수립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해 직접 설득에 나선 것이다. 이 결과 구미시는 지난해 12월 2일 '여성친화도시'로 지정 받았다. 구미시처럼 짧은 기간 안에 준비해서 지정받은 곳은 없었다.
구미는 현재 여성친화도시 조성 5개 목표를 바탕으로 젊고(Young), 평등하고(Equal), 안전한(Safe) 'YES GUMI'를 향해 20대 과제, 80대 세부실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또 여성, 아동, 노인 할 것 없이 시민 모두의 행복을 위해 CCTV 확충, 아동친화도시 인증 준비, 노인 일자리 사업 등 전 생애를 아우르는 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세계 35개국 여성들의 지혜와 역량이 구미에 보태질 것이다. 과거 새마을운동을 이끈 여성 리더십의 저력을 발휘해 대한민국 대표 행복도시 구미의 새 역사를 써 나갈 것이다. 구미의 새로운 여성사(女性史)는 이미 시작됐다.
남유진 구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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