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치열한 4위 경쟁 구도에 대해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사실상 예약한 상태이지만 어느 팀과 만나든 '밀어주기'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곧잘 삼성의 부끄러운 '흑역사'인 1984년 한국시리즈 얘기를 한다.
전'후기로 나눠 시즌이 치러지던 그해, 삼성은 전기 1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롯데를 낙점하고 시즌 막판 롯데에 '져주기 게임'을 벌였다. 하지만 삼성의 시나리오대로 후기 1위에 오른 롯데는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며 한국시리즈 우승마저 가져갔다. 삼성으로서는 명예도, 실리도 모두 놓친 치욕이었다.
류 감독의 의도는 아니겠지만 삼성의 8월 행보는 '지극히 공평'해 눈길을 끈다. 4위를 노리는 팀들과 가진 최근 2연전에서 모두 1승1패씩 거뒀다. 8월 5'6일 한화전, 14'15일 SK전, 21'22일 두산전, 23'24일 SK전, 26'27일 롯데전에서 한 번도 2연승을 하지 못했다. 반면 2위 넥센에게는 9일과 11일 연거푸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삼성은 두산전만큼은 꼭 이기고 싶어한다. 정확히 말하면 '천적 니퍼트 넘어서기'가 목표다. 삼성이 니퍼트에게 패배의 아픔을 안겨준 것은 지난해 10월 31일 대구에서 치른 한국시리즈 6차전이 마지막이었다. 정규 시즌에선 작년 3월 이후 8연패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의 숙원은 5대6으로 패한 28일 잠실 경기에서도 이뤄지지 않았다. 선발로 나온 니퍼트는 8안타를 맞았지만 6회까지 1실점으로 버텨 올해 삼성전 5연승과 11승(7패)을 챙겼다. 니퍼트의 삼성전 통산 성적은 16경기 13승1패 평균자책점 2.37이다. 삼성이 팀별 상대 전적에서 유일하게 두산에 열세(6승8패)를 보이는 원인이다.
삼성 선발 윤성환도 참담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4일 니퍼트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패했던 삼성 윤성환은 이날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설욕에 실패했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1패만 기록 중인 윤성환은 앞서 22일 경기에서도 니퍼트에게 밀려 승수를 쌓지 못한 바 있다.
전날 부산에서 롯데에 패한 뒤 밤늦게 상경한 삼성 선수들은 피로가 미처 풀리지 않은 듯했다.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점수로 연결하지 못했다. 삼성은 0대6으로 뒤지던 6회 박해민의 적시타로 겨우 니퍼트로부터 1점을 뽑아냈다. 삼성은 두산 불펜을 상대로 7회, 8회 1점씩 보태고 9회 채태인'최형우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5대6까지 따라붙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5타수 4안타와 도루 2개를 기록한 나바로는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으나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한편 문학구장에서는 SK가 LG를 4대2로 물리쳤고, 사직구장에서는 롯데가 기아의 추격을 6대5로 따돌렸다. 2위 넥센은 대전 원정경기에서 한화를 10대4로 대파, 삼성을 5.5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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