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래·지신밟기·굿, 체계적 전승보존이 내 역할"

제비원성주풀이 대중화 송옥순 명창

"전국 어디서 부르든 성주풀이 가사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어요. 바로 '성주의 본이 어디냐 안동하고 제비원이라'는 내용입니다. 중국의 곡부가 유교의 성지고, 예루살렘이 기독교의 메카이듯 안동 제비원은 민속 신앙의 본향이라는 의미입니다."

무가(巫歌)로만 전승되던 '안동 제비원성주풀이'가 최근 대중화의 길에 나섰다. 송옥순(60) 명창은 그동안 음지에 갇혀 무속 의식으로만 인식되던 안동제비원성주풀이를 양지로 끌어내 제비원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사)안동제비원성주풀이보존회 회장을 맡고 있는 송 명창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성주신앙이 갖는 중요한 비중의 3가지 요소를 완벽하게 물려받아 후학들에게 전승하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송 명창은 "성주신앙은 풀이인 노래와 성주 지신밟기, 그리고 성주굿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것을 체계적으로 전승 보존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성주풀이에 담겨 있는 안동 제비원에 대한 의미를 문화로 풀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방가사 전국대회를 안동에서 하듯 전국성주풀이 경연대회를 안동에서 개최해 제비원 문화를 전국적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 명창은 "제비원과 법룡사, 제비원과 연이처녀 등 스무 가지 전설이 전해지는 곳은 세계사적으로도 제비원이 유일하다"면서 "제비원이 가진 가공되지 않은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을 웹툰, 연극, 영화, 뮤지컬 등 '원 소스 멀티 유즈'(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것)로 산업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31일 안동댐 개목나루 야외 공연장인 안단테에서 '안동제비원성주풀이 완창공연'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송 명창은 30여 년 전 오숙자 선생을 만나 가락을 완성했고, 이후 내림굿을 받은 스승 권은도 씨로부터 성주굿을 전수받았다.

송 명창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성주신앙을 단순한 무당굿으로만 폄훼하는 경향이 강했다. 문화로 인식하는 단계로까지 끌려 올려 제대로 안착하려면 지금처럼 개인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전승 보존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성주신앙은 복잡할 이유 없이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정이 화목하고, 자식들이 잘되고, 더불어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빌었던 기복신앙(祈福信仰)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제는 안동제비원성주풀이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보존'전승돼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완창 공연뿐 아니라 지난 1989년부터 해마다 꾸준히 해오고 있는 성주굿과 제비원 지신밟기도 내년부터는 시연회 형식으로 대중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송옥순 명창이 부르는 '안동제비원성주풀이 완창공연'은 31일 오후 7시 안동댐 개목나루에서 다양한 문화 공연과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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