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술국치일을 기념일로" 독립지사 증손자의 외침

이항증 대한광복회 지부장

1910년 경술국치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국치추념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29일 경술국치일을 맞아 대한광복회를 중심으로 다시 일고 있다.

이항증(76) 대한광복회 경북도지부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고, 역사는 반드시 제대로 알 때까지 되풀이된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1910년 8월 29일을 국치추념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독립지사 석주 이상룡 선생의 증손자인 그는 "8월 29일은 우리의 뼛속 깊이 새겨야 할 가장 비참하고 절통한 치욕의 날"이라며 "그런 만큼 추념일로 지정해 후세들에게 국치로 일제에게 당한 우리 민족의 고초와 박해, 경제적 수탈, 문화적 피해를 결코 잊지 않도록 상기시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지부장은 "일제 강점기는 물론이고 해방 직후에 이르기까지 국내를 비롯해 중국, 연해주, 미국 등 한국인이 사는 곳이면 어디서나 추념가를 부르는 등 이날을 잊지 않고 상기하는 행사를 가졌다"며 "일제 강점기에도 잊지 않고 비밀리에 열리던 추념 행사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친일파의 방해로 흐지부지됐고, 언제부턴가 달력에서도 국치일 표기가 사라졌다"고 애통해했다.

중단된 국치일 추념 행사는 1996년부터 다시 한국독립유공자유족회가 매년 주관, 개최해오다 경술국치 100주년인 지난 2000년부터 대한광복회와 독립유공자유족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다.

최근 들어 대구를 비롯해 광주와 대전시 등 광역시 3곳과 강원도의회가 국치일에 관공서 태극기를 조기로 게양하기로 하는 등 국치일 추념 관련 광역자치단체 조례가 제정되기도 했다.

이 지부장은 "국경일인 3'1절과 광복절은 이제 법을 어긴 자와 부정한 자들을 사면해 주는 날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400년 전 임진왜란을 잊은 탓에 훗날 경술국치를 당했다. 우리가 지금 100년 전 이날을 잊는다면 다시 우경화의 길을 걷는 일본에 의해 치욕을 당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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