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낙동강 어류 떼죽음 '4대강' 연관있다

지난달 강준치 집단폐사…환경부 '보 영향' 인정

7월 말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발생한 강준치 집단 폐사가 어류의 서식환경이 나빠져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오후 낙동강 구미보 인근에서 열린 토속 어류 방류 행사에서 구미시 공무원과 관계자들이 붕어와 잉어 등 치어 5만 마리를 방류하고 있다. 이날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낙동강 물고기 떼죽음 원인으로 부적합한 수질과 수생태 여건 악화 등이 작용했다고 정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7월 말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발생한 강준치 집단 폐사가 어류의 서식환경이 나빠져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오후 낙동강 구미보 인근에서 열린 토속 어류 방류 행사에서 구미시 공무원과 관계자들이 붕어와 잉어 등 치어 5만 마리를 방류하고 있다. 이날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낙동강 물고기 떼죽음 원인으로 부적합한 수질과 수생태 여건 악화 등이 작용했다고 정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지난달 낙동강 칠곡보 인근에서 발생한 강준치 집단 폐사는 부적합한 수질'수생태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물리화학적 수질 인자와 어류의 생리'생태적 특성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수온과 수소이온농도(pH) 상승과 용존산소 과포화 등 물리적 여건과 산란처 부재, 먹이 경쟁, 산란 전후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강준치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국립환경과학원이 떼죽음 사고 직후인 지난달 25일부터 6일간 현장조사를 통한 심층수질분석과 이달 19일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내놓은 것이다.

용존산소 부족이나 암모니아 독성, 독성물질 유입 등은 특이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당초 제기됐던 용존산소 부족에 대해서는 폐사 이전과 폐사 기간에 폐사 유발수준(2㎎/ℓ)보다 짙은 농도를 유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과학원은 하지만 높은 수온과 pH, 용존산소 과포화 등 물리적 여건은 스트레스 요인으로 판단했다. 폐사 기간에 가뭄의 영향으로 강정고령보의 전년 대비 유입량이 69% 줄었고, 체류시간(특정 지점에 물이 고여 있는 시간)이 지난해 7.3일에서 올해 57.2일로 증가해 수질 변화에 영향을 주었다. 수온 또한 27.8~30.0℃의 고온 상태로 어류의 대사속도를 높여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키거나 먹이활동 저하를 유발시킬 수 있다고 봤다. pH는 7.2~9.5 범위로 어류의 생리학적 측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8.5 이상이 지속됐다.

이와 함께 부적합한 서식'산란 환경과 경쟁 어종 증가로 인한 불리한 생존 여건도 폐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강준치는 일반적으로 5~7월 수변부 수초에 산란하는 특성이 있는데, 칠곡보 직하류 구간(1.2㎞)에 보 구조물이 설치돼 있고 수변 식물대가 형성되지 못해 서식지나 산란 터로는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4대강 보 구조물도 영향이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최근 낙동강에 끄리나 배스 등 경쟁어종이 증가한 것도 강준치의 생존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에 대한 수생태계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어류의 생태여건을 자세히 검토해 어류 서식에 적합한 환경으로 개선해 나가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에 대한 폐해를 간접적으로나마 시인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조사결과가 두루뭉술해서 다소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원인으로 지적된 수온 상승이나 서식처'산란처 부적합 등은 보 설치가 영향을 준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며 "보 담수 이후 낙동강이 물고기가 살아갈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가는 만큼 더 늦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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