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13기 독자위원회 4차 회의가 28일 오후 5시 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김준한 위원장(대구경북연구원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우성진 부위원장(대구과학대 교수)과 권연숙(대구시교육청 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 김기만(대구은행 노조위원장), 윤은영(한국뇌기능개발센터 원장), 이영주(요셉성형외과 원장), 이태훈(애드앤피알스미스 대표) 위원 등이 참석해 두 달(7, 8월) 동안 있었던 매일신문의 보도에 대해 깊이 있고 세밀한 분석을 내놓았다.
독자위원들은 후속 기사 보도 문제, 심도 있는 기획 시리즈 발굴, 기부문화 확산 등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면을 구성하고 기사도 작성해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독자위원들의 칭찬과 함께 날카로운 지적을 들은 이상훈 편집국장은 "후속 기사 보도, 신공항 이슈, 대학생 인턴기자 제도 도입 등 오늘 제기된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준한 위원장=독자위원들의 의견이 제때 반영되고 있어 독자위원의 한 사람으로 기쁘다. 이는 매일신문이 얼마나 기민하게 잘 대처하는지를 보여준다. 기획시리즈는 취재하는 데 힘은 들지만 지역민들에게 미치는 효과는 상당하다. 최근 쌀시장 개방 문제를 다룬 기사는 단편적 보도에 그쳐 아쉬웠다. 경북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당연히 쌀시장 개방에 따른 여파도 크다. 좀 더 심도 있게 여파를 분석하고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했다. 대구시 조직 개편 기사도 일반적인 사항만 보도했다.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있다. 이를 기사로 구성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앞으로 찬반 의견을 많이 제시해 독자들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를 바란다.
◆우성진 부위원장=1면 사진이 한층 밝아지면서 눈에 잘 띄는 변화가 있었다. 신문의 특성상 요양보호사 보수 문제 등 사회적 이슈를 많이 다룬다. 하지만 후속 기사가 보도되지 않아 문제 제기는 되었지만 조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독자들은 알 길이 없다. 보도 후 어떻게 달라졌는지 후속 기사도 충실히 보도를 해 달라.
요즘 독자들은 장황한 기사보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기사를 좋아한다. 독자들을 위해 그래픽 등을 활용, 일목요연하게 내용을 정리해 달라. 참고로 최근에 보도된 모바일 앱 리뷰 달기의 경우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가 되어 있어 좋았다. 저변 확대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의 생각과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대학생들을 인턴기자로 위촉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젊은 층 독자를 신문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권연숙 위원=두 달 동안 문화면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작품 해설도 충실하게 담고 있어서 전시장 또는 공연장에 가보고 싶은 욕구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대부분의 기사가 팩트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는 알 수 있지만 기사를 통해 무엇을 말하려는지는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팩트에 더해서 신문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담아 주었으면 좋겠다. 다른 매체에서는 잘 다루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대체휴일 첫 적용이라는 기사도 시의적절했다.
매일신문은 1면을 양분해서 기사를 배치하는데 시각이 분산되는 느낌이 든다. 지면 분할 방식을 바꾸어 5분의 3과 5분의 2로 나누거나 3분의 2와 3분의 1로 나눠서 시각이 특정 기사에 잘 집중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지역민들이 원하는 주제를 잡아 스토링텔링식으로 연재를 해달라.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기획해서 장기적으로 연재를 하면 독자들이 심도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언급은 많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다루고 있지 않아 아쉽다. 속보성보다 심층 보도를 통해 독자들의 알권리를 충족해 달라.
◆김기만 위원=정부의 남부권 신공항 수요조사 발표 후 관련 기사가 적절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남부권, 동남권 뭐가 다르지'라는 기사는 재미있게 읽었다. 독자들이 최소한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을 잘 다루었다. 앞으로도 특정 이슈와 관련해 독자들이 알아야 할 내용을 가볍고 재미있게 보도해 달라. 또 신공항 문제가 지역 갈등을 조장하지 않도록 매일신문이 앞장서서 합리적인 여론 조성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 유사한 해외 사례를 취재해서 여론을 주도해 주기 바란다. 내륙공항과 임해공항의 차이점도 다룰 수 있지 않겠나. 가끔 기사 내용과 헤드라인이 맞지 않는 경우가 가끔 있다. 제목 달기에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윤은영 위원=과거 만화는 신문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일등공신이었다. 만화만 찾아서 보는 고정 독자들이 많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문에서 만화가 사라지고 있다. 매일신문도 더 이상 만화를 연재하지 않고 있다. 사람들이 신문을 꼼꼼히 읽지 않는 시대, 복잡한 기사를 간단하게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만화다. 한 컷짜리든 네 컷짜리든 만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영주 위원=기획 시리즈를 중점적으로 봤다. 교통문화 시리즈를 보면서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여된 것을 깨달았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고생하는 기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의사 입장에서 보면 교통문화는 의료 기술을 발달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일례로 대만에 양악수술의 대가가 있다. 한국의 성형외과 의사들이 연수를 갈 정도다. 대만에는 오토바이 문화가 발달했다. 대만에서 양악수술이 발달한 원인 중 하나는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오토바이 문화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중국의 대도시에는 교차로의 자동차용 신호등에 숫자가 나타나 있다. 교차로 차량 꼬리물기는 본의 아니게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신호등도 점멸이 아니라 숫자로 바꾸면 꼬리물기는 물론 과속 주행에 따른 사고가 줄어들 것이다. 교통문화 시리즈를 보면서 예방 또는 대안 차원에서 다양한 해결책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매일신문의 이웃사랑운동은 지역 사회 기부문화를 선도할 만큼 값지다. 이웃사랑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보면 계속해서 기부금을 내는 이들이 있다. 꾸준하게 기부를 하는 사람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하면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태훈 위원=신문사 입장, 기자 입장이 아니라 독자 입장에서 기사를 쉽고 재미있게 써 달라. 최근 교황 방문에 맞춰 관련 기사가 많이 나왔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어서 많이 등장한 가톨릭교회 용어가 너무 생소했다. 어렵다고 판단되는 용어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을 달아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경제면도 사정은 비슷하다. 어려운 경제 용어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면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보에 대한 전문성은 높이고 표현은 쉽게 해 주기를 바란다.
일반적으로 언어적 요소보다 시각적 요소가 주목성이 높다. 기사를 보면 분량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글보다는 사진, 그래픽 등을 활용해 기사 분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 유명한 사람보다 평범한 지역민들이 사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특히 1면 사진에 서민들의 표정을 많이 담아야 한다. 그래야 독자들이 더 관심을 갖고 신문을 볼 것이다. 작품사진은 바람직하지 않다. 평균적으로 1개 면에 사진이 1, 2개 정도 들어간다. 글을 줄이고 기사와 관련된 인물 사진을 늘려야 한다. 1개 면에 7, 8개 사진이 들어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매주 목요일 발행되는 주간매일 표지 사진은 더욱 주민 밀착형으로 가야 한다. 이것이 독자 친화적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큰 지역 신문은 1개 면에 지역 사람 인물 사진 10개 정도를 싣고 있다. 이를 통해 지방 신문의 위기를 돌파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리=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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