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 책!] 사랑 혹은 상처 나를 꽃피우다

사랑 혹은 상처 나를 꽃피우다/ 노태림 지음/차규선 그림
사랑 혹은 상처 나를 꽃피우다/ 노태림 지음/차규선 그림'사진/지혜나무 펴냄.

시인 노태림(본명 노태맹)과 화가 차규선이 '사랑'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최근 '세월호 사건' 등 사회적으로 '상처 생채기'가 그대로 드러나는 일련의 사태들로 인간성 자체가 흔들리는 모습들이 나타나자, 사랑을 절감했다. 시인이기에 앞서 의사인 노태림은 '상처만한 거름이 없다'는 것은 일찍이 절창한 바 있다. 그는 상처의 속살을 보듬고 자란 사랑이야말로 우리의 인간성을 지탱해주는 자양분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하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았다. 상처를 방관하는 모습을 보이며, '곪아 터지는' 듯한 현상을 보이자 노태림은 '상처를 어루만져 사랑으로 승화시키라'고 호소한다. 나아가 사랑이야말로 우리 인간을 인간으로 지탱시켜주는 '민낯'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이 책에는 노태림이 직업적 경험으로 자주 만나는 '죽음'조차 사랑의 얼굴로 마주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차규선은 일찌감치 자연을 통해 우리 본성을 자극한 화가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 소나무와 꽃과 숲들은'사랑'을 품고 있었다. 물론 그 사랑은 때때로 쓸쓸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오기도 하고, 화사한 '이웃들의 얼굴'로 화장을 하고 수줍게 웃기도 했다. 그런 그의 작품들이 이번 책에서 노태림의 글들과 어우러지자 일부 독자들은 "그림이 아니라 우리의 자화상 같다"고 박수를 보냈다. 그만큼 노태림의 글과 차규선의 그림이 궁합을 맞춘 부부의 모습을 하는 책이라고나 할까.

사랑을 해석하지 마라.

그에게서 나에게로 오는 모든 것과

나로부터 그에게로 가는 모든 것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받아들이라.

사랑조차 의심받는 시대에 노태림과 차규선은 '사랑으로 우리 삶을 온전히 지탱하라'는 시선을 담아 이 가을 초입 우리 등을 떠민다. 특히 차규선은 이 책에서 자신이 찍은 사진도 함께 선보여 신선하다. 다가오는 가을, 우리의 상처는 사랑으로 승화할 수 있을까? 시와 그림이 마주한 이 책이 던져주는 질문이자 해답이다. 208쪽, 1만4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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