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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신자 새 성지, 세븐밸리CC

'장자동 신자촌' 옛터 알려져 순례 관광객 발길

세븐밸리CC 입구에 세워진 천주교 장자동 신자촌 옛터 기념비.
세븐밸리CC 입구에 세워진 천주교 장자동 신자촌 옛터 기념비.

칠곡군 왜관에 위치한 세븐밸리CC가 최근 천주교 신자들의 새로운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으로 대구경북의 천주교 성지도 재조명을 받고 있는 분위기에 따라 이 골프장 한쪽에 세워진 옛 천주교 신자촌 터 기념비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세븐밸리 골프장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 신드롬 때문인지 19세기 말 천주교 신자들의 은거지로 역사의 현장이었던 세븐밸리CC에 성지 순례 관광객이 하루 평균 40~50명꼴로 찾고 있다.

이곳은 박해받던 천주교 신자들이 숨어 살던 '장자동 신자촌' 옛터로, '미텔 주교일지'에 따르면 이곳은 29가구 109명의 신자가 옹기를 구우며 삶을 이어간 터전이라고 기록돼 있다. 특히 이곳은 고 김수환 추기경의 부친(김요셉)이 박해를 견디며 신앙생활을 한 곳이다. 그동안 울창한 산림에 묻혀 있었던 이곳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07년 세븐밸리CC 개발 당시 문화유적발굴 조사에서 토기 및 청동 십자가 등이 대거 출토돼 이곳이 장자동 신자촌 옛터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오늘날 세븐밸리CC 입구에는 '장자동 천주교 신자촌 기념비'가 자리를 지키며, 옛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옹기종기 모인 옹기굴과 천주교 신앙촌의 흔적은 세월 따라 사라졌지만,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박해에도 신앙을 버리지 않은 천주교 신자들의 종교적 신념과 유랑의 삶의 역사가 이곳에 남아 있는 것이다.

김달호 세븐밸리CC 대표는 "옛 선조들의 정신과 역사적 의의를 후세에 전하기 위해 2012년 5월 지역 농협과 신부님들의 도움을 받아 골프장 초입에 기념비를 세웠다"며 "최근 비석이 세워진 곳이 천주교 신자들의 성지순례 장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성지순례 방문객을 위한 안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장자동 신자촌 보존 및 지역홍보를 위한 방안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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