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 장사이기 노래 쪼까 틀어 봐라이
그이가 목청하나는 타고난 넘이지라
동백 아가씨 틀어불면
농협 빚도 니 애비 오입질도 암 것도 아니여
뻘건 동백꽃 후두둑 떨어지듯
참지름 맹키로 용서가 되불지이
백 여시 같은 그 가시내도
행님 행님 하믄서 앵겨붙으면
가끔은 이뻐보여 야
남정네 맘 한쪽은 내삘 줄 알게 되면
세상 읽을 줄 알게 되는 거시구만
평생 농사지어 봐야
남는 건 주름허고 빚이제
비 오면 장땡이고
햇빛 나믄 감사해부러
곡식 알맹이서 땀 냄새가 나불지
우리사 땅 파먹고 사는 무지랭이들잉께
땅은 절대 사람 버리고 떠나질 않제
암만 서방보다 낫제
장사이기 그놈 쪼까 틀어보소
사는 거시 벨 것이간디
저기 떨어지는 동백 좀 보소
내 가심이 다 붉어져야
시방 애비도 몰라보는 낮술 한잔 하고 있소
서방도 부처도 다 잊어불라요
야야 장사이기 크게 틀어봐라이
장사이기가 오늘은 내 서방이여
-시와문화, 2007, 여름
혼자 운전하며 먼 길 갈 때 소리꾼 장사익이 부르는 '동백아가씨'를 듣는다. 젊었을 때는 듣지 않던 동백아가씨를 장사익의 소리로 듣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시의 화자처럼 세상을 읽을 줄 알게 되어서인가?
시인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