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십 여명의 어린이 환자들이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는다. 자가면역질환인 크론병은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소화기의 어느 부분이나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복통이나 설사,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장염이나 만성 설사 등으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성인보다 더 위험한 소아 크론병
크론병의 25~30%는 18세 이하의 어린이'청소년에게 발병한다. 평생 지속되는 난치병이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조절이 가능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으면 장 천공이나 장 협착 등의 합병증을 겪는다.
가장 흔한 증상은 만성 설사와 복통이나 대장 출혈이 일어나면서 혈변을 누기도 하고 이로 인한 만성 빈혈을 겪기도 한다. 체중 감소와 식욕 감퇴, 발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기에 크론병이 발병하면 체중이 빠지고 키가 자라지 않는 성장 지연 현상이 나타난다. 염증은 심각한 경우 위장관에 구멍이 나는 누공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누공이 생기면 복강에 고름이 고이거나 장 협착이 나타나며 고름이나 대변이 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다. 위장관 증상 외에도 입 안의 궤양, 관절통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크론병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특정 인자에 의해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나타나고 자신의 위장관을 공격해 염증이 생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한 세대 앞서 급증했고, 환자 발생률도 높다. 가공 식품의 범람과 분유 수유, 기생충 박멸, 환경오염 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모유 수유율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10% 미만으로 감소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모유를 수유해야 대장 내에 정상적인 유산균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염증 치료 후 항체 주사로 상태 호전
크론병 치료는 먼저 위장관의 염증을 줄여 궤양과 누공을 없앤다. 염증이 사라지면 설사와 출혈, 복통 등의 증상도 호전된다. 치료를 통해 상태가 나아지면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유지 요법을 진행한다.
초기에는 염증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투여했지만 부작용이 많고 청소년의 성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어 최근에는 항체 주사로 대체하고 있다. 생물학적 제재인 항체 주사는 크론병 환자의 몸에서 과다 분비되는 사이토카인(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면역 조절 물질)을 조절한다. 어린이'청소년의 경우 성인보다 치료 효과가 좋고, 항체 주사도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
크론병을 비롯한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 환자는 영양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열량과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육류, 생선, 두부, 달걀, 콩, 우유, 두유 등 단백질이 많은 식품이 좋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결핍될 위험이 크므로 별도로 보충해야 한다.
설사와 복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극이 강한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사가 있을 때에는 이를 조절하기 위한 식사관리를 한다. 우유를 마시면 설사와 복통을 느끼는 경우 유당불내증이 있는 것이므로 우유 및 유제품을 제한하거나 유당이 없는 유제품을 섭취한다.
일반적으로 너무 식이 제한을 하는 것은 오히려 회복에 더 좋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설사와 복통을 악화시키고, 장염을 유발할 수 있는 날것이나 상한 음식, 불량 식품, 패스트푸드 정도만 조심하면 된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도움말 칠곡경북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최병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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