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허리를 자른 DMZ(비무장지대) 등 세계 곳곳에 산재해 있는 장벽들을 사실적으로 담은 사진전 '사람 사이의 벽들'전이 2일(화)부터 14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다.
대구프랑스문화원과 대백프라자갤러리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2014 대구사진비엔날레'의 부대행사 중 하나로 마련됐다. 이번 사진전에는 알렉상드라 노보셀로프와 프랑크 네쓰가 2005년 7월부터 2007년 4월까지 전 세계를 다니며 기록한 장벽 사진 50여 점과 영상기록물이 전시된다. 알렉상드라 노보셀로프와 프랑크 네쓰, 두 작가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에 산재해 있는 장벽들을 사진으로 담아 진솔하게 보여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장벽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장벽이 바꾸어 놓은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비정하게 쌓아 올려진 장벽이 초래한 비극적 결과를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는 불법 이민자를 통제할 목적으로 미국-멕시코 국경에 세워진 장벽,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찾아오는 북아프리카인들을 차단하는 세우타-멜리야 철조망, 인도와 파키스탄 분쟁의 불씨가 된 카슈미르 지역에 설치된 통제선, 유대인 정착촌과 팔레스타인을 물리적으로 분리시키는 팔레스타인 장벽, 남북한 사이를 가로막는 비무장지대, 폴리사리오해방전선의 게릴라전을 원천봉쇄할 목적으로 세워진 서사하라 치욕의 장벽, 그리스계와 터키계의 충돌로 아름다운 섬 키프로스를 슬픔의 섬으로 만들어 버린 상징물 키프로스 그린라인, 북아일랜드 구교도와 신교도 사이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벨파스 피스라인 등 8개의 장벽이 등장한다.
사진 속 장벽들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콘크리트 또는 벽돌,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높고 낮은 벽이 있는가 하면 하나의 선 또는 플라스틱 부표로 표시된 것도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공존의 실패로 인한 대립, 분단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물리적인 강제력을 행사하는 이들 장벽들은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이념의 벽까지 만들었다. 이는 개인과 나라를 불문하고 모두를 고립시키는 벽으로 존재하고 있다.
복잡하고 깊은 이념적 대립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지역의 사진들을 주제로 엮는 이번 전시는 분단국가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사람들을 분리시키는 장벽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한편 알렉상드라 노보셀로프는 파리 팡테옹-아사스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프랑스 국방부 소속으로 유엔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프랑크 네쓰는 파리 정치학연구소와 베를린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발칸반도와 사하라지역에서 평화유지 활동을 했으며 유럽연합 치안 파견단 정책 자문관으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임무도 수행했다. 지금은 브뤼셀에 본부를 둔 유럽의회 사무국에서 일하고 있다. 053)420-8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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