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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노사협상 난항…지역 부품업 '암울한 그림자'

추석후 생산라인 축소 걱정, 1·2차 협력업체 43곳 한숨

현대
현대'기아차 노사가 2일 임급협상에 실패하면서 추석까지 파업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구지역 자동차부품업계도 서서히 영향권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매일신문 DB

현대'기아차 노조의 임금협상이 길어지면서 대구지역 자동차부품 업계도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부품업계의 생산실적 및 해외수출이 떨어졌다. 추석전 노사간의 임금협상 합의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부품업계도 작업을 줄여야 할 판이다.

지난달 22일 현대'기아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결렬을 이유로 파업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 노조는 오전과 오후 각 2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초기에만 하더라도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2일까지 이뤄진 20차례의 협상에도 노사간의 견해 차이를 줄이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2일에 이어 28일에도 주'야간 6시간짜리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특근'잔업 거부까지 포함하면 총 1만6만500여대(3천600억원) 수준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파업 영향으로 현대자동차의 8월 차량 내수 판매 대수는 작년 9월 이후 11개월 만에 5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은 작년 8월 대비 25% 감소한 6만4천405대에 그쳤다.

현대차 측은 "여름휴가와 연휴 등으로 영업일수가 15일에 불과해 작년보다 4일이나 줄어든 데다 노조의 파업으로 내수 판매와 수출 모두 급감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노조 부분파업으로 올해 3천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보고 있다. 기아차도 국내 생산분 판매가 작년 8월 대비 9.8% 줄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부진은 부품업계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통상 짧은 파업 기간에는 재고 비축 등을 위해 조업이 중단되지 않지만 파업 장기화 조짐이 나오고 있어 생산량 조절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수출액 잠정치는 19억1천9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9.6% 줄었다. 월간 자동차 부품 수출액이 20억 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지역 부품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지역에서도 1'2차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현대'기아차 협력회 대구경북분회에 소속된 업체만 43개에 이른다.

성서산업단지에서 자동차 에어컨 공조 부품을 생산하는 한 업체도 현대기아차의 파업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생산은 변동이 없지만 추석 이후부터는 일부 라인을 쉬게 해야할 수 있어서다. 이곳 대표는 "통상적으로 노사가 시간을 끌면서 추석전에 마무리 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아직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추석 이후부터는 우리도 생산량을 조절해야 할 듯하다"며 "고 말했다.

경창산업의 경우 지난달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급격히 떨어졌다. 8월 휴가와 연휴 등으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것은 물론 현대기아차의 파업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10~20%가량 감소했다"며 "다행히 해외공장은 차질없이 돌아가고 있어 협상만 타결되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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