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요즘 인터넷 배꼽잡는다…'코믹 광고' 동영상 폭발적 인기

높은 완성도 스타들 잇단 출연, 김보성 '의리' 300만건 기록중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코믹 광고.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보성 의리, 아이스크림 , 이국주 G9, 류승룡이 출연한 음식배달 앱 광고 장면. 인터넷 캡처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코믹 광고.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보성 의리, 아이스크림 , 이국주 G9, 류승룡이 출연한 음식배달 앱 광고 장면. 인터넷 캡처

직장인 조모(32) 씨는 인터넷에서 동영상 검색 사이트인 '유튜브'에 접속해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즐긴다. 걸그룹 마니아인 조 씨가 가장 즐겨 찾는 콘텐츠는 뮤직비디오다. 다양한 걸그룹의 깜찍하고 발랄한 신곡 영상이 끊임없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요즘은 같은 곡을 여러 버전의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발표하는 경우도 많은데, 다 찾아본다. 걸그룹 공연 때 멤버별로 고정 샷으로 촬영한 팬캠(팬이 공연장에 가서 직접 찍은 영상)도 수시로 올라온다. 예를 들면 걸그룹 에이핑크는 6인조니까, 멤버별 팬캠 동영상도 6개. 역시 다 찾아본다. 이 밖에도 유럽 축구 중계 동영상과 인기 예능 프로그램 하이라이트 동영상 등 수시로 올라오는 콘텐츠들을 즐긴다.

한 인터넷 조사업체에 따르면 유튜브의 국내 동영상 플랫폼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79%를 기록했다. 조 씨 같은 유튜브 사용자들의 마우스 클릭질이 한몫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 조 씨가 즐기는 동영상 콘텐츠가 하나 더 생겼다. 보려면 최소 10여 초에서 1분 이상 기다리며 봐야 하는 동영상 광고다. 아니, 광고를 즐긴다니? TV라면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고, 신문이라면 다른 지면으로 넘기고, 인터넷이라면 '×' 표시를 눌러 팝업 광고창을 끄기 바쁜, 바로 그 광고를. 조 씨는 "웬만한 개그 프로그램보다 웃긴 광고가 많다. 또 웬만한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보다 스토리가 참신하고, 아이디어가 기발하다"고 말했다.

코믹 동영상 광고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물론 웃기는 광고는 언제나 있었지만 요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그 특징은 이렇다. 하나, TV보다 인터넷에서 더 먹힌다. 둘, 완성도가 꽤 높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빈틈없이 재미있다. 셋, 속편과 패러디 등 깨알 같은 아이디어가 곧장 기획으로 이어진다. 광고 효과도 그만큼 높아진단다.

인터넷 동영상 광고의 특징은 TV와 달리 조회 수가 기록된다는 점이다. 살펴보면 엄청난 조회 수를 보이고 있는 동영상 광고가 많다. 배달 음식 앱 '배달의민족'의 2차 광고는 예고편이 유튜브 조회 수 25만 건을 넘겼고, 지난주에 공개된 정식 버전은 현재 조회 수 50만 건을 넘긴 상황이다. 영화 '명량'에도 출연한 인기 배우 류승룡이 출연했고, 단 1분 분량 안에 오토바이 추격과 자동차 폭발 등 영화 촬영 기법을 동원한 장면들을 집어넣었으며, 몇 초 간격으로 웃음을 터뜨리는 점 등이 인기 비결로 분석된다.

◆TV 코믹 스타들이 주름잡는 인터넷 코믹 동영상 광고

TV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코믹 스타들은 그대로 인터넷 동영상 광고로 섭외된다. 이들이 찍은 광고는 짧은 분량의 TV 광고로도 방영되지만, 원본, 다른 버전, 풀 버전, NG 모음 등 다양한 시리즈로 제작돼 네티즌들의 클릭 세례를 받고 있다.

'의리'라는 유행어로 제2의 전성기에 오른 배우 김보성은 지난 5월 '비락식혜' 광고에 출연했다. 광고 이후 이 제품은 7월까지 1천990만 개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의 매출 신장을 보였다. 현재 김보성이 출연한 비락식혜 광고는 유튜브 조회 수 300만 건을 기록 중이다. 김보성은 한 방송에 출연해 의리 콘셉트로 수십 개의 광고 출연을 제안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기존 노래를 식탐 콘셉트로 개사한 '식탐송'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코미디언 이국주도 코믹 동영상 광고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 미남 배우 김우빈과 함께 식탐송 콘셉트로 한국야쿠르트 '세븐' 광고를 촬영했고, 김보성이 찍었던 인터넷 쇼핑몰 G9 광고의 주인공 자리도 이어받았다.

가수 조성모도 최근 출연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15년 전 전성기 시절에 찍은 '초록매실' 광고가 웃기게 회자되며 해당 광고를 코믹 콘셉트로 다시 찍는 기회를 얻었다. 1세대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 출신 장수원은 최근 연기자로 전향했지만 '로봇연기'로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이러한 콘셉트를 코믹 버전으로 승화시켜 최근 통신사 'LG유플러스' 광고에 출연했다.

◆웃기려면 뭐든 소재로 쓴다

패러디도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다. 롯데칠성음료의 '한방에다린'은 이제는 희화의 대상이 된 '막장 드라마'를 패러디한 동영상 광고 시리즈로 인터넷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공개 5일 만에 시리즈 모두를 합쳐 조회 수 100만 건을 넘겼다.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미디언 이수지는 미쓰에이의 수지가 출연한 더페이스샵 '수지크림 수분공식' 광고를 자가 패러디했다. 원래 광고의 배경과 비슷한 세트장에서 비슷한 옷을 입고, 특유의 간드러진 목소리로 원조 수지처럼 발랄한 연기를 선보였다. 공개 하루 만에 17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또 인기 스타를 출연시키고, 화려하거나 착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기존 광고 문법에서 탈피해 광고 소재도 폭이 넓어졌다. 코믹 동영상 광고는 더욱 그렇다. 웃기려면, 그래서 소비자의 주목을 모을 수 있다면 뭐든 가져다 쓴다. 롯데푸드의 '돼지바' 광고는 몬테그린(mondegreen, 외국어가 모어처럼 들리는 착각) 현상을 활용해 한 외국 축구 중계 동영상 속 해설자의 목소리를 한국어처럼 들리게 만들어 인기를 얻었다. 이 동영상 원본은 앞서 인터넷에서 네티즌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으며 흥행을 검증받았다. 인터넷 웹툰 '소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의 작가가 엽기적인 코믹 콘셉트로 제작한 '평강한의원' 광고 시리즈는 극장용으로만 만들어졌지만, 다시 보려는 네티즌들을 위해 유튜브에도 올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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