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자군단 'V4 전선' 이상 없다…남은 21경기 매직넘버 16

하위 KIA·한화와 10경기 남아 홀가분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3일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파안대소(破顔大笑)했다. 고속도로에서 봤다는 한 졸음운전 예방용 현수막 이야기를 하면서다. '졸음과 싸우지 마세요. 무조건 집니다'라는 그 글귀가 무척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사실 삼성은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천하무적'이었다. 연승 행진을 벌이던 팀들도 삼성만 만나면 기세가 푹 꺾였다. 지난달 11일에는 2위와의 격차가 시즌 최다인 8경기까지 벌어져 통합 4연패가 기정사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은 최근 5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넥센에 3.5경기 차이로 쫓기고 있다. 물론 남은 경기가 많지 않아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은 작지만 분위기를 타는 야구 경기의 속성상 1위 수성을 장담하기에는 이르다. 류 감독도 그래서인지 강우 콜드 무승부로 끝난 2일 NC전에 대해 "아쉽지만 매직넘버를 줄여 다행"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은 잔여 21경기에서 16승을 보태면 0.664로 넥센의 성적과 관계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다.

앞으로 일정도 삼성에 다소 유리하다. 삼성은 3일 현재 4위 이내 팀과 9경기, 나머지 팀들과 1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특히 팀 간 전적에서 8승1무6패로 앞서는 2위 넥센과는 아시안게임 이후 1경기만 더 치른다. 넥센이 자력으로 승차를 줄일 기회가 별로 없는 셈이다.

삼성은 3위 NC, 4위 LG와는 각각 4경기씩 더 맞대결한다. 두 팀 다 아시안게임 이전에 2경기, 이후에 2경기가 예정돼 있다. NC에게는 지난해 11승1무4패에 이어 올해도 9승1무2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묘한 라이벌 의식이 있는 LG에게는 올해 8승4패를 거둬 지난해 열세(7승9패)를 극복했다.

삼성이 아직 여유를 잃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반 경기 차이로 8, 9위에 머문 KIA, 한화전이 각각 7경기, 3경기씩 남아 있는 덕분이다. KIA는 삼성과 똑같이 107경기를 소화했지만 삼성전에서 유난히 우천 취소 경기가 많아 10월에도 5차례나 더 대결해야 한다. 팀 간 전적은 KIA와 7승2패, 한화와 8승1무4패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은 이밖에 올해 유일하게 맞대결에서 6승9패로 밀린 두산, 11승4패로 앞선 롯데와 아시안게임 이후에 1경기씩 치른다.

반면 아시안게임 이전 8경기 포함 18경기가 남은 넥센은 상위권 4팀과 6차례, 나머지 팀과 12차례 더 만난다. 그러나 시즌 마지막까지 4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SK와 4경기씩, LG와 3경기가 기다리고 있어 부담스럽다. 특히 KIA'한화와 함께 2경기씩 더 편성돼 있는 NC에는 3승11패로 약했다. 삼성이 4'5일 대구 한화전에서의 연패 탈출 못지않게 같은 기간 치러지는 목동 넥센-NC전에 주목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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