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이 '아름다운 건물'로 잘 알려진 청사 건물에 크게 손을 댔다. 우수한 건축미를 포기하고 직원들의 근무환경 쪽에 선 것이다. 엉터리 설계 때문에 결국 재정을 낭비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건축예술의 우수성이 돋보여 우리나라 건축부문 최고상인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은 대구 달성군 청사. 달성군은 올해 삼복더위를 앞두고 2억5천만원을 들여 청사 건물 외벽의 통유리를 모두 걷어내고 개방형 창문 373개를 다는 대공사를 벌였다. 달성군청 직원들이 청사 준공 후 10여 년 동안 여름철 '찜통청사'에서 벌여온 무더위와의 전쟁에서 결국 항복한 것이다.
달성군 청사는 지난 2005년 남구 대명동에서 달성군 논공읍으로 이전하면서 총사업비 436억원을 들여 4만9천926㎡ 부지에 연면적 2만4천406㎡ 규모 지하 1층 지상 9층 3개 동으로 건축이 됐다.
달성군 청사는 시각적이고 예술적 측면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시공돼 준공 당시 건설교통부와 대한건축문화시행위원회가 주관한 '2005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통령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또 중앙정부로부터는 호화청사로 지목받을 만큼 화려한 외관 등 건축적 공간미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청사 건물 외벽 전체에 시공된 통유리(고정창호)는 외관상 보기 좋으나 공기의 순환이 어렵다는 단점이 많아 해마다 여름철이면 찜통 사태를 불러왔다. 달성군은 결국 '건축미'를 포기하고 '창문 개체'라는 극약처방을 시행했다. 통유리가 평소 바깥공기를 차단하고 여름철에 온실효과까지 더해 실내온도를 급상승(36~40℃)시키는 주범으로 지적되자 직원들 사이에서 창문 개체 여론이 비등해진 것이다.
청사 외벽에 덕지덕지 붙은 창문 때문에 당초 미끈했던 미관이 나빠지긴 하지만 창문 개체 공사 이후 청사 실내온도가 평균 6~8도까지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났다, 게다가 외부공기 순환에 따라 청 내 공기도 훨씬 맑아졌다.
특히 무엇보다도 청사 내 냉방기 등 에너지 사용량이 크게 줄었다. 여름철 가장 무더운 시기인 8월 한 달 동안 청사 내 전기사용량이 4만6천512kwh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8만2천540kwh)과 비교할 때 거의 절반 수준. 전기요금 절약에도 큰 몫을 해냈다. 대구시는 이번 달성군의 청사 외벽 창문 개체 사업을 에너지절약 시책의 모범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편 달성군의 청사 공사와 관련, 일부 주민들은 "청사 설계 초기 공무원들의 엄청난 실수로 수억원의 헛돈이 또 들었는데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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