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강원도 외딴 창고에서 발견된 악기들의 삶과 죽음

EBS 다큐프라임 15~17일 오후 9시 50분

악기는 음악을 열망하고 숨 쉬고 꿈꾼다. EBS 다큐프라임 '악기는 무엇으로 사는가' 3부작은 악기의 해부학, 사회학, 그리고 미래학을 그렸다. 악기를 통한 음악의 발견, 그리고 오래된 악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이 다큐멘터리의 목표다.

악기라는 존재는 음악 때문에 생겨났지만, 음악을 존재하게 하는 무엇이기도 하다. 악기라는 존재는 당대의 음악이 요구하는 대로 태어나서 음악의 변화를 따라 몸을 바꿔왔고, 때로는 나서서 음악의 판도를 바꿔놓기도 했다. 그러니까 악기는 음악사가 켜켜이 쌓여 있는 화석이자, 소리를 멋지게 뿜어내도록 구조를 진화시켜온 생명체인 것이다.

제1부 '악기들의 무덤'은 악기에 대한 해부학을 제시한다. 강원도 어느 창고는 악기들의 무덤이다. 여기 국내 최고의 악기 장인 6명이 찾아와 6가지 악기를 골라낸다. 무덤은 작업장으로 바뀐다. 한 악기의 심장을 되살려내는 일은 고되지만, 그 과정을 따라가며 악기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는 과정이 된다. 악기는 음악의 매개체이자 탄생지이며, 음악의 역사를 고스란히 몸에 새기고 있는, 음악의 현신인 것이다. 악기를 되살려놓고 장인들은 떠나고, 이번엔 연주자들이 찾아온다. 공간은 어느새 공연장으로 변하고, 마을 사람들이 찾아들며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장인과 음악가와 청중이 죽은 악기를 살려냈다. 되살아난 악기들이 기쁨의 연주를 펼치는 동안 한구석에서는 버려진 채 남아있던 악기들이 행복하던 시절을 꿈꾼다.

2부에서는 혼자 있는 법이 별로 없이 같이 몰려다니며 떠들기를 좋아하는 '악기의 사회학', 3부에서는 끊임없이 변신과 발전을 거듭하는 '악기의 미래'를 점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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