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대구서 위기 정면돌파

경제 구애 외면하던 삼성, 신산업 장소로 대구 선정…대구 공식 방문 최초

글로벌기업 삼성의 차기 수장으로 예고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공식적으로 대구를 처음 방문했다.

박근혜 대통령, 권영진 대구시장이 함께한 '대구창조경제혁신 협약'을 위한 그의 대구 방문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양측은 서로 관계가 없어 소원하다시피 했다. 이 부회장의 참석은 불투명했지만 삼성과 대구시간 협약체결을 앞둔 며칠 전에야 최종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대구시 측에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이 부회장의 대구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구시는 어려운 지역경제 상황을 감안, 삼성 측에 많은 구애를 해왔다. 하지만 삼성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러던 차에 이 부회장이 대구를 처음 방문하고, 첫 사업으로 옛 제일모직 터에 창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것은 앞으로 삼성과의 단순한 관계개선을 넘어 대구와 삼성이 동반 협력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대통령과 글로벌기업 삼성의 전격적 만남이 대구에서 성사됐다는 점은 정부의 지원 아래 대구와 삼성이 창조경제 구현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동반자적 관계를 맺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하고 그 중심에 이재용 부회장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변화와 혁신의 기업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차기 혁신공간'으로 대구를 주목한 점은 '삼성의 창업지'라는 역사 이외에 삼성이 지향하는 신수종 산업과 대구의 신산업이 어느 정도 합(合)을 이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발광다이오드(LED), 자동차용 2차전지, 태양전지,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은 현재 대구시가 추진하는 신산업과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다. 최근 주력사업인 스마트폰의 부진으로 흔들리는 삼성이 위기에 강한 특유의 DNA를 대구에서 발휘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대구로서는 예상을 넘어선 호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취임 초부터 '창조경제 수도 대구'를 외친 권영진 시장으로서는 대통령이 삼성을 앞마당으로 초청해 준 격이다. 삼성상용차 철수 이후 삼성과 냉랭한 관계를 지속하며 일방적인 구애를 펼쳐온 시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시 한 관계자는 "삼성과 대구가 창조경제 구현의 동반자가 된 것은 여러 측면에서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대구시가 삼성에 다양한 창조경제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제2, 3의 투자를 끌어내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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