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

"제2,3의 구글·아마존 한국서 나와야"

"창조경제 활성화는 대한민국이 다음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이대로는 경제성장이 정체될 수밖에 없기에 대통령이 직접 창조경제 활성화를 주문하고 나서신 거라고 생각해요."

김선일(58)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전날 대구무역회관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대구혁신센터)에서 박근혜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권영진 대구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체결된 창조경제 업무협약(MOU)으로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냈다.

김 센터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거듭 말을 아끼면서도, 대기업과 혁신센터의 협력이나 창업생태계 조성의 중요성, 앞으로 대구시의 역할 등을 얘기하는 대목에서는 확신에 찬 어조로 바뀌었다.

대구혁신센터에는 창업'벤처기업 등이 소프트웨어'앱 개발 및 테스트를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랩(C랩)이 조성되고, 삼성 직원 등 창업 전문가로부터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 삼성과 대구시가 각각 100억원씩 투자해 총 200억원의 청년창업지원 전용펀드도 조성한다.

김 센터장은 창업생태계 형성을 위한 대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창업'벤처기업들에게 가장 필요한 도움은 창업 후 금융지원, 판로개척 등 기업 생애 전(全) 주기에 걸친 체계적인 지원입니다. 제2, 3의 구글, 아마존이 한국에서 나오려면 대기업이 창업생태계에 등대, 촉매제가 돼야 합니다."

그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아직도 왜 창업기업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구글이 왜 내년에 서울캠퍼스를 만들려고 하나? 바로 한국의 젊은 IT인재들을 주목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기업들도 이런 인재들을 조기 발굴해 투자할 때 대박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대구혁신센터는 앞으로 6개월에 한번씩 창업투자사 및 창업 멘토, 삼성 매니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업 쇼케이스'를 열어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해외 진출을 도울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벤처투자가 대구혁신센터 후원자로 참여, 벤처'창업들의 주 애로사항인 자금 문제 해결을 돕는다. 김 센터장은 "최근 신용보증기금과 창업자 및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최대 30억원까지 기금 지원을 할 수 있는 업무협약을 맺었다"며 "대구혁신센터는 벤처 투자 자금이 눈먼 돈이 되지 않고 꼭 필요한 사람에게 갈 수 있도록 금융지원을 체계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대구창업경제단지와 관련, '글로벌한 안목'을 주문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 요인들을 얘기하는데, 이 실리콘밸리에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주역들이 인도, 아시아 유학생들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미국 이민 장벽에 막힌 인도의 젊은 IT인재들, 한국을 동경하는 중국, 동구권 IT인력들이 대구로 올 수 있도록 합시다. IT인재들이 세계로 뻗어가는 모델을 대구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인재가 몰려들면 자연스럽게 기업들이 찾아오고, 도시에 활력이 돌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 센터장은 대구가 삼성에 대해 과거 인연에 호소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설정하자고 제안했다.

"할아버지 고향 얘기도 계속 듣다 보면 지겹습니다. 삼성상용차 철수 같은 대구와 삼성의 해묵은 일은 접어두고, 앞으로 대구 산업이 발전하는데 있어 삼성에 어떤 구상을 제시할 것인가를 대구시가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삼성과 대구는 진정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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