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이 5선의 중진인 문희상 국회의원을 '구원투수'로 올렸다.
새정치연합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소속 국회의원'광역단체장'전국 시도당위원장 합동회의를 열고 문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식 선출했다. 지난해 1월 대선 패배로 길을 잃은 당의 비대위원장으로 넉 달여간 당을 이끈 후, 같은 해 5'4 전당대회에서 김한길 대표에게 당의 전권을 넘겼던 문 위원장은 1년 4개월 만에 또 한 번 당을 재정비해야 하는 임시 당 대표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중책을 맡게 됐다.
정치권에선 난파 직전인 새정치연합의 '임시 선장'으로 긴급 투입된 문 위원장이 당내 계파 분란을 해소하고, 세월호 특별법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모든 관심을 쏟고 있다.
일단 문 위원장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비대위원장 영입 및 박영선 원내대표 거취 파동 등으로 고조된 당내 갈등을 조기에 수습하고 내년 봄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당 혁신보다는 계파 갈등 후유증을 봉합하는 관리형 체제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위원장은 전날 당 원로중진연석회의에서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직후 "당이 누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시점에서 비대위원장을 맡게 돼 이루 말할 수 없는 중압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히고 "강력한 야당이 서야 여당도 바로 서고 대통령도 바로 설 수 있다. 야당이 잘 설 수 있도록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이 꼭 도와 달라.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내게 여력이 있다면 써레질이라도, 빗질이라도 하겠다는 각오는 언제든 변함없었다"면서 "기진맥진해 계속 (비대위원장 제의를) 거절했으나 상황이 이렇게 돼 마음을 바꿨다. 앞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들은 문 위원장에게 또다시 비대위원장의 중책을 맡긴 것은 과도기에 계파 색채가 옅고 정치 연륜과 관록을 겸비한 '관리형' 리더로 가장 적임자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전직 대표는 "상대적으로 중립적 입장이 강하고 당무 경험도 많고 지난해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큰 대과 없이 마무리를 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김대중정부에서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과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노무현정부에서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열린우리당 의장(대표) 등을 지냈다.
한편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문 의원은 많은 경험과 경륜, 훌륭한 인품을 갖추신 분"이라며, "민생이 시급한 지금 혼란에 빠져 있는 새정치연합의 상황을 조속히 수습해 국회가 정상화되는 데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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