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인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정치인은 누구일까? 탈당 파문을 벌인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아니고, 새누리당의 '최고 권력자' 김무성 대표도 아니다. 바로 문재인 의원이다. 돌발적 행동과 애매모호한 처신으로 엄청나게 욕을 먹고 있으니 단연 화제의 중심인물일 수밖에 없다. 지난 대선에서 실패한 패전지장인데다 여론의 뭇매까지 맞는 것을 보면 좀 불쌍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호된 비판은 그의 처신에 비춰볼 때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아무리 봐도 문 의원은 사람이 너무 좋아 보인다. 측근과 주변 정치인들의 평가에서나 인터뷰 기사'TV 출연 장면을 봤을 때 그의 인간성만큼은 나무랄 데 없이 괜찮은 듯했다. 2년 전 대선 직전 출연한 '힐링캠프'에서 그가 송판 격파하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제작진이 공수부대 출신이라고 격파를 유도해 할 수 없이 했다고 하는데 뺀질한 평균적인 정치인이라면 과연 그러했을까 싶었다.
그 때문에 손이 붓고 아파 한동안 악수를 제대로 못 했다고 하니 순진무구한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않았을까 싶다. 그에 대한 주위의 평가는 '배려심 깊다' '포용력 있다' '낮은 자세를 갖췄다' '의리 있다' 등등 인간적인 면모에 치중돼 있다.
이런 품성을 가졌기에 세월호 유족의 단식을 말리러 갔다가 덩달아 동조 단식을 하고,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동의했다가 나중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처신을 했을 것이 분명하다. 마음 좋은 이웃집 아저씨라면 수긍할 수 있지만, 국정의 한 축을 책임지는 야당 지도자의 처신으로선 너무나 순진하고 경솔했다. 속된 말로 '얼빵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국어사전에는 '어떤 일에 바보스럽거나 얼이 빠진 상태'라고 나와 있다. 이런 일련의 행동을 놓고 '얼빵한 정치인'이라고 폄하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가 비대위원을 맡으면서 또다시 정치 전면에 나섰다. 어렵게 비대위원직을 수락한 것은 평소 지론인 '머리로 하는 정치가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정치'를 실천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공감하는 말이지만, 머리는 텅 비어 있고 가슴만 뜨거워서는 곤란하다. 또다시 '얼빵한 모습'을 보여서는 더더욱 곤란하다. 그 정도라면 인간성은 충분히 검증됐으니, 이제는 냉철함과 분별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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