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손완호(26)는 23일 경기에 앞서 의미 있는 선물을 받았다. 문경에 자리 잡은 국군체육부대의 관계자가 경기장을 찾아 전역증을 전달한 것이다. 김천시청에서 뛰다 입대한 손완호는 이날 복식에서 승리를 거둔 유연성과 함께 21개월간의 군 복무를 마쳤다.
손완호는 '말년 병장'에서 다시 김천시청 소속 민간인 신분이 됐지만 한국 대표팀의 '천하무적' 선봉장이었다. 그는 첫 번째 단식에서 세계랭킹 2위이자 올해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천룽을 2대1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기선을 제압하는 쾌승이자 지난달 30일 코펜하겐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전 패배의 깨끗한 설욕이었다.
손완호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천룽에 맞서 진득한 수비로 맞섰다. 1세트를 5점밖에 내주지 않으며 완벽하게 이겼다. 2세트에서는 듀스 접전 끝에 22대24로 졌으나 3세트에서 날카로운 스매싱으로 상대를 몰아붙여 관중석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현재 한국 남자단식 대표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7위)에 올라 있는 손완호는 "오늘이 전역일인 만큼 떠나기 전에 부대에 마지막으로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금메달을 생각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뛰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천시청 배드민턴팀의 오종환(53) 단장은 "대표팀의 맏형인 이현일과 함께 운동하면서 손완호가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피날레를 장식한 '베테랑' 이현일(34)이 과거 김천시청 소속으로 활약할 당시 팀 후배였던 손완호에게 게임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줬다는 설명이었다. 오 단장은 "손완호는 끈기와 집중력이 대단한 선수"라며 "파워만 좀 더 늘리면 이현일에 이어 세계랭킹 1위를 노려볼 만하다"고 격려했다.
총 대신 라켓을 쥐고 한국 배드민턴의 자존심을 지킨 손완호는 밀양고와 인하대를 졸업했으며 2011년 김천시청에 입단했다. 김천시청은 인천 아시안게임에 남자부 고성현(현재 국군체육부대 소속)'신백철, 여자부 장예나를 출전시킨 실업의 강호다.
인천에서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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