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료원 호스피스 병동 폐쇄 논란
공공의료기관인 대구의료원이 간호사 부족을 이유로 독립형 호스피스 병동을 사실상 폐쇄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불필요한 연명 치료를 막기 위해 호스피스 병동을 확대하려는 정부 방침에 역행하는 데다 의료서비스의 질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임종을 앞둔 환자들을 위한 시설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공공의료기관이 유지 노력 없이 폐쇄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간호사 인력 부족과 근무기피
대구의료원은 다음 달 1일부터 호스피스 독립병동 운영을 중단하고 환자들을 일반병실에 나눠 수용하는 산재형 병동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2008년 6월 개설된 대구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은 현재 라파엘웰빙센터 3층 평온관을 독립병동으로 운영해왔다.
대구의료원은 중단 이유로 간호사 부족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따른 기피 현상을 들었다. 그간 간호사 7명이 3교대 근무로 14개 병상을 유지했지만 최근 간호사 2명이 사직하면서 최소 인원 6명을 유지하지 못해 병동 운영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시로 임종을 지켜보는 호스피스 병동의 특성상 간호사들이 심리적 고통 탓에 근무를 기피한다고 밝혔다.
대구의료원 측은 "간호사 충원을 위해 모집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거의 없었다. 현재 498병상인 대구의료원 전체 간호사도 192명으로 필요최소 인원인 201명에 못미친다"고 밝혔다. 대구의료원은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 중인 말기암 환자 7명을 일반병동으로 옮길 예정이다.
◆공공성 저버린 대구의료원
그러나 호스피스 독립병동 폐쇄를 바라보는 지역 의료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민간의료기관도 수익성이 없는 독립형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하는데 공공의료기관이 이를 외면했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에는 대구가톨릭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의료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대구보훈병원 등 7곳에서 97병상을 운영 중이다.
전국에는 54개 의료기관이 완화의료 전문기관으로 지정됐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까지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병상을 1천378개로 확대하고 이용률을 20% 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역 의료계는 대구의료원이 기본적인 노력조차 없이 호스피스 병동을 폐쇄한다고 지적한다. 간호사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교육프로그램도 전혀 없고, 간호사 모집에도 애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구의료원 한 관계자는 "간호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려는 노력조차 없이 폐쇄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지역 대학병원 호스피스 병동 한 관계자는 "호스피스 병동은 말기암 환자에 투입되는 정부 재원을 줄이고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사회공헌사업이다. 간호사 인력이 없다는 이유는 공공의료기관인 대구의료원의 호스피스 병동 운영 의지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구의료원 안문영 원장은 "민간병원에 비해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여건 때문에 호스피스 병동에서 근무하려는 간호사를 찾기 어렵다"며 "간호사 수급이 되면 호스피스 병동을 다시 운영할 것이며 호스피스 사업을 접은 것은 아니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