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호스피스병동이 폐쇄를 두고 의료진과 환자들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의료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 김모 센터장은 26일부터 병동 유지를 요구하며 입원 환자를 대신해 업무를 계속하면서 나흘간 단식에 들어갔다.
김 센터장은 "지난 7년간 호스피스병동을 운영하면서 간호사는 늘 부족했다"면서 "지금 있는 간호사 5명도 당분간 힘들겠지만 충원 시까지 호스피스병동에서 더 일하고 싶어하는데도 갑작스럽게 폐쇄 결정을 내린 것이 과연 대구시민을 위한 결정인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건은 호스피스를 늘려가려는 정부 정책에도 역행하는 일"이라며 "정실 인사는 없는지 서류 위주의 보여주기식 경영은 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29일 오후 1시부터 병원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이들은 독립 호스피스병동 폐쇄 방침이 철회될 때까지 항의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호스피스병동 자원봉사자들도 격앙된 상태다. 현재 대구의료원 호스피스병동에는 평온관 자원봉사자회 자원봉사자 30명이 근무하며 다리 마사지나 목욕 봉사, 휠체어 산책, 청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7년간 호스피스병동에서 3천 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했다는 황철환 씨는 "7년 전 사촌형님을 간호하면서 호스피스병동에 있었기 때문에 이곳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장소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공공의료기관이라는 대구의료원의 행태에 분노가 치민다. 보호자나 환자들이 시위에 나선다면 동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도 호스피스병동 폐쇄에 반대하고 나섰다. 대구참여연대는 25일 성명을 내고 "이번 폐쇄 결정은 호스피스병동 입원 환자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결정이며, 정부의 호스피스병상 확장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대구의료원의 호스피스병동 폐쇄는 공공의료기관이 스스로 공공성을 포기하는 신호탄이다.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대구의료원은 당장 호스피스병동 폐쇄 방침을 철회하고 운영을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산하기관인 대구의료원 측에 호스피스병동 폐쇄 논란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대구시 보건복지국 김영애 국장은 "병동 폐쇄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독립 병동 폐쇄의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대구의료원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장성현 기자, 홍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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