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자군단' 안지만 'AG 야구 2연패 해냈다"

7회말 위기서 금빛 투혼…8회 대역전극 발판 마련

28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대만을 6대3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대표선수들이 승리투수인 안지만을 헹가래치며 환호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28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대만을 6대3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대표선수들이 승리투수인 안지만을 헹가래치며 환호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늘 삐딱하게 모자를 쓰는 '힙합맨' 안지만(31'삼성 라이온즈)은 유쾌한 남자다. 훈련 중에도 곧잘 농담을 하거나 재미있는 포즈를 취해 동료를 즐겁게 한다. 하지만 스스로가 꼽는 최대 장점은 순간 집중력이다. 자신의 구위에 대한 믿음도 강하다. 그런 덕분에 그는 통산 133홀드로 이 부문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안지만은 한국 야구대표팀이 '역적'으로 몰릴 뻔한 28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모자를 똑바로 쓰고 나왔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등판해야 했던 그의 야무진 각오로 해석됐다. 그러고 나서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 온 국민을 통쾌하게 만든 대역전 드라마의 토대를 닦았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리그 최강의 셋업맨, 안지만의 '무결점 투구'에 힘입어 5전 전승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이로써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전승 우승을 일궜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은 통산 네 번째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고개를 숙였던 류중일 감독의 얼굴은 7회까지 굳어 있었다. 예선전에서 콜드게임패를 당했던 대만이 완전히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선발투수 김광현이 나름대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침묵,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안지만은 한국이 2대3으로 뒤진 7회말 무사 1'3루 위기에서 양현종에 이어 등판했다. 추가 실점한다면 승부의 추가 완전히 기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안지만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첫 타자 주리런을 삼진, 두 번째 타자 린쿤셩을 중견수 뜬공으로 솎아낸 뒤 판즈팡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8회초 공격에서 넉 점을 뽑아내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1사 만루에서 강정호가 몸에 맞는 공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나성범은 내야 땅볼로 결승점을 뽑았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황재균은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기세가 오른 안지만은 8회말 수비도 삼진 2개를 곁들이며 퍼펙트로 막았다. 안지만은 환호하며 더그아웃으로 뛰어갔고 문학야구장은 금메달을 확신하는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다. 승리투수의 영광까지 안은 안지만은 경기를 마친 뒤 "7회에 나갈 때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또 내 뒤의 야수들이 다 막아줄 것이라 믿었다"며 "긴장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 역시 공식 인터뷰에서 "국민께 금메달 소식을 전해 드리게 돼 정말 기쁘다"며 "안지만이 7회 위기를 막은 게 승리의 요인"이라며 거듭 칭찬했다.

인천에서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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