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드민턴대회 유치도 아쉬운 대구육상진흥센터

국제공인 없어 대회유치 저조, 운영비 마련하려 '고육지책'

21일 오후 배드민턴 동호인들이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운동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21일 오후 배드민턴 동호인들이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운동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이달 21일 오전 10시쯤 대구육상진흥센터(이하 육상센터). 수백 명의 생활체육 배드민턴 회원들이 셔틀콕을 주고받느라 라켓을 휘두르고 있었다. 육상센터는 20, 21일 이틀간 대구연합회장기 생활체육 배드민턴 대회장이 됐다. 대구시는 트랙 안쪽에 목재로 된 이동식 바닥장치(포터블 플로링)를 설치해 동호인들이 친선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행사 관계자는 "5월에 육상센터에서 구기종목 생활체육협회 관계자를 불러 대관 신청 설명회를 열었고, 대회 이틀간 주'야간 사용료 100만원을 냈다"고 했다.

대구시가 육상센터 유지'관리비 등 운영비를 마련코자 자구책을 찾고 있다. 육상센터는 725억원(국비 579억원'시비 146억원)을 들여 2만1천577㎡ 면적에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 국내 최초 실내 육상시설이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계기로 국내 육상 붐을 이으며 각종 대회를 유치하는 등 대구를 육상 메카로 만들고자 마련된 이 시설은 지난해 12월 완공 후 올해 3월 정식 개관했다. 하지만 웜업장(850㎡)이 국제규격(3천300㎡ 이상)에 턱없이 미달해 국제공인을 받지 못하면서 국제 규모의 대회 유치가 어려워졌고, 이에 시는 8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내년 3월 새 웜업장을 포함한 다목적경기장을 짓기로 한 상황이다.

문제는 웜업장이 2016년 12월 완공 예정인데다, 2011년 대회를 기점으로 육상의 인기가 사그라지면서 육상센터를 어떻게 유지하느냐다. 대구시 관계자는 "애초 육상센터를 건립할 때만 해도 정부가 운영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가, 나중에 이를 없던 일로 하는 바람에 연간 11억원의 운영비는 물론 각종 대회 유치에 필요한 비용까지 대구시가 내고 있다"고 했다.

시는 정식 개관에 앞서 지난해 12월과 올 1월 국가대표 육상팀 등을 초청해 전지훈련 공간을 제공했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는 이라크, 카자흐스탄 등 5개국의 인천아시안게임 육상국가대표 후보 220여 명이 훈련을 했다. 11월엔 전국 마스터즈 실내육상경기대회가 계획돼 있고, 2017년 3월에는 세계 마스터즈 육상경기대회 개최가 확정돼 있다. 시는 내년 2월엔 전국 실내육상경기대회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나머지 기간엔 육상센터를 놀릴 수밖에 없다.

이에 시는 고육지책으로 육상센터를 시민에게 개방, 그 사용료를 받아 운영비에 보태고 있다. 이를 위해 시와 육상센터 관계자들은 5월부터 대구시교육청, 생활체육회 등을 방문해 대관 설명회를 열고 있다.

그 결과 7월부터 이달까지 15건의 대관 신청을 받았다. 육상센터 관계자는 "대관 신청의 대부분은 지방자치단체나 생활체육회의 행사다. 시 입장에서는 이렇게라도 해서 운영비를 보태고 있지만 시민들 입장에서는 좋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만족해하고 있다"고 했다.

시는 주말과 공휴일엔 하루 37만원(체육경기)에서 83만원(비체육경기)의 대관료를 받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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