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스피스 병동, 이번엔 센터장 보직해임 논란

운영 중단 위기에서 벗어난 대구의료원 호스피스병동 사태가 김모 완화의료센터장을 둘러싼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대구의료원이 간호사들에게 폭언과 모욕을 줬다는 이유로 김모 센터장을 보직 해임하고 제3가정의학과장으로 발령을 내자, 김 센터장이 반발하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의료원에 따르면 김 전 센터장은 지난 2010년 H씨가 책임간호사로 근무 당시 자신의 생각과 다를 경우 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전화나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정신적인 압박을 가했고, "암에 걸려 죽어봐야 한다"고 폭언을 했다는 것이다. 또 업무가 미숙한 C간호사에게 "나를 죽이려고 간호사가 됐냐, 니가 우리 병동에 있는 한 끝까지 괴롭히겠다"는 등의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해 7월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H씨가 타 부서로 파견을 간 사이에 책상을 치우고 고유 업무가 아닌 청소나 기저귀 박스 포장 등의 업무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수시로 고성을 지르고 기분 변화가 심하며 업무 지시에 일관성이 없어 간호사들이 함께 근무하기를 꺼렸다는 게 대구의료원의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2008년 호스피스병동 개설 당시부터 근무해왔다.

안문영 대구의료원 의료원장은 "호스피스 독립병동 운영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간호부에서 김 센터장의 보직 이동을 내걸었던 상황"이라며 "간호사들이 김 전 센터장과의 근무를 기피하고 있어 인사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센터장은 "일방적인 주장이며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센터장은 대구의료원 홈페이지에 비난글을 게재한 사람들에 대해 대구 서부경찰서에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진정서를 접수한 상태다. 또 부당한 인사에 대해 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 전 센터장은 30일 병가를 냈다.

김 전 센터장은 "보직 해임 서류를 전달하면서 총무과 소속 남자 직원 3명이 들어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서류를 전달했다"면서 "신변에 위협을 느낄 정도였고, 이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포감을 느낀다"고 했다. 또 "불만을 제기한 모 책임간호사의 경우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질책했고, 사회복지사 H씨는 호스피스병동 프로그램비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특정 봉사자들에게 과도하게 지원을 집중한 점을 지적했다"면서 "호스피스에 대한 교육이 전혀 안 된 신규 간호사들이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고, 갈등을 빚었던 다른 책임간호사의 경우 임의로 처방을 내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질책을 한 적이 있다. 이런 점들은 모두 기록으로 남아있다"고 반박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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