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극화 해소, 공동체가 답이다] 재기 준비하는 마이클 존스 씨

"오바마 수석 요리사에 햄'비스킷 배웠어요"

브리게이드(Brigade)는 단순한 레스토랑 그 이상이다. 이날 주방 앞에서 만난 마이클 존스(57) 씨도 한때는 노숙인이었다. 말끔한 겉모습에서 그의 과거를 추측하기 어려웠지만 악수를 하며 만진 거친 손에서 삶의 굴곡이 느껴졌다.

존스 씨는 "지난 1년 6개월간 노숙인(homeless)이었다"고 말했다.

한때는 런던 유명 호텔 레스토랑에서 근무할 정도로 잘나가던 요리사였지만, 7년 전 사춘기 딸과 심한 말다툼을 벌이다가 이웃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되면서 인생이 엉키기 시작했다. 경찰의 명령으로 6주간 집을 떠나야 했고, 그 뒤 가족들과 불화로 집에 다시 돌아가지 못했다.

2007년 세계 금융위기가 불어닥치자 직장에서도 해고됐고, 새 직장을 찾기도 어려웠다. 그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오래 근무했어도 내 요리 실력을 증명할 자격증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노숙자 임시 합숙소로 가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거리의 삶을 살며 인생을 포기할 뻔한 적도 있었다. 그 무렵 노숙인 합숙소에서 브리게이드 요리학교 이야기를 들었고, 인생의 희망을 되찾았다. 브리게이드에서 6개월간 교육을 받으면서 주방에서 일하면 매달 600파운드(한화 약 100만원)의 실습비도 받는다. 다른 요리학교에서 쉽게 할 수 없을 값진 경험을 하기도 한다. 올해 6월에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세계 수장들의 수석 셰프들이 브리게이드를 찾아왔다. 그날 존스 씨는 오바마 대통령의 전속 요리사인 크리스테나 컴포드 씨에게 햄과 비스킷 만드는 법을 배웠다. 그는 "지금은 임시 합숙소를 나와 작은 숙소를 구했다. 나중에 자격증을 받으면 다른 레스토랑에 일자리를 찾아볼 것"이라며 "예전에 나는 노숙인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런던 최고의 요리사라는 새 꿈을 꾸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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