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 물 재이용 그룹 학술회의 조직위원장 추광호 교수

"수돗물값 현실화돼야 물 산업 기반 형성"

"국내 물산업은 아직까지 사업성이 낮아 산업으로서의 기반이 취약한 실정입니다. 다양한 물 관련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는 산업 기반 조성이 절실합니다."

대한민국 물산업전이 열린 22일 대구 엑스코에서는 연계행사로 세계물협회(IWA'International Water Association)내 전문가 기구인 '물 재이용 그룹'(Water Reuse Group)이 주최한 '물 재이용 및 에너지(Water Reuse and Energy) 2014' 행사가 함께 열렸다. 세계물협회는 상하수도, 폐수, 담수 등 각종 물산업 분야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협회로, 130개국의 개인 회원 1만여명과 기업 회원 500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경북대 추광호 교수(환경공학과)는 물 재이용 및 에너지 국제학술회의 조직위원장을 맡아 24일까지 이번 학술회의를 진행한다.

추 교수는 우리나라 물 산업 기반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하려면 팔리는 구조가 돼야 하는데 그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수도요금 현실화다.

"영국의 경우 수돗물이 100% 민영화돼 있습니다. 가정집 요금이 1년에 수백만원 정도로 비싸요. 반면 우리는 싼값에 수돗물을 공급받고 세금으로 그 적자를 메우는 구조이죠. 4인 가족이 20만~30만원의 통신비는 내면서 수돗물 값은 싼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수돗물 값이 현실화되면 지방정부가 투자할 여력이 생기고, 그래야 산업이 형성됩니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해수담수화나 멤브레인(필터) 핵심기술을 가진 수처리 기업들이 있지만, 이처럼 물을 여전히 공공재로 보는 시각 때문에 국내에선 물 산업의 시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구가 추진 중인 물산업 클러스터도 이런 물 산업 기반을 조성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구시는 국비 사업으로 국가산업단지에 3천500억원 규모의 물 관련 연구'제조 시설을 집적시키려는 계획을 수년째 진행하고 있다.

"물 산업 클러스터가 성공하려면 물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술을 팔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합니다. 물 관련 새로운 R&D 기술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지만, 이 기술이 유통되는 산업구조가 형성돼야 합니다."

추 교수는 물 산업클러스트와 함께 1일 10만t 규모의 상하수를 처리하는 플랜트 시설을 대구 신천 부근에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의 물기술을 집약한 실(實) 플랜트를 만들어 물산업 클러스터의 상징 시설로 만들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업들이 자신들의 물 기술을 실험하기 위해 몰려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물 산업 중 특히 수처리 분야의 전망이 밝다고 했다. 하지만 수처리의 고부가가치를 위해선 IT기술의 접목이 필수다. "수처리 시설을 원격 운용할 수 있도록 IT원격제어 기술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또 그런 플랜트 운영 경험을 가진 인재들이 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대구 물산업의 미래가 밝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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