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유일의 예술영화관인 동성아트홀이 정부의 '돈이 되는 영화관만 살리겠다'는 식의 지원논리 탓에 운영난을 겪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2003년부터 예술'독립영화 상영을 확대하고, 관객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지역 단관 상영관을 중심으로 운영보조금을 지원하는 '예술영화관 운영 지원사업'을 운영해왔다. 이는 예술영화관이 대중의 인기가 떨어지는 예술'독립영화를 상영하다 보니 관객수입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영진위는 그동안 이들 예술영화관이 매년 실시하는 '운영지원 사업 심사'에서 기본 요건만 충족하면 지원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지원금에 비해 운영 실적과 발전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를 들어 그동안 지원해온 동성아트홀을 포함해 부산 아트씨어터 C&C, 경남 거제 거제아트시네마 1관, 경북 안동 중앙시네마, 대전 아트시네마 등 5곳을 지원대상에서 탈락시켰다.
대신 대구에서는 롯데시네마를 선정했다.
이 때문에 한 해 운영비의 절반인 6천만원 안팎의 지원금을 매년 받아왔던 동성아트홀은 운영 위기에 봉착했다.
더욱이 전국적으로 5곳 상영관에서 지원을 받게 된 롯데시네마(9천767만원)가 여론의 비판에 영진위의 지원금을 받지 않기로 했지만 영진위는 이를 예술영화관에 배분하지 않고 이 지원금을 예산에서 제외하며 지원규모 자체를 줄여버렸다.
이에 지원에서 탈락한 전국의 예술영화관들은 "지원사업이 도입 취지와 달리 경제적 논리로 방향을 튼데다 영진위가 더는 예술영화에는 지원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비난하고 있다.
예술영화관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실제 이번 지원대상에서 탈락한 거제아트시네마는 지난달 결국 문을 닫았다. 2011년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곳은 매년 영진위로부터 5천여만원의 지원금을 받아왔었다.
한 해 200여 편의 예술영화를 상영해왔던 동성아트홀도 당장 대관료와 인건비 등을 대기가 막막해졌다. 남태우 동성아트홀 프로그래머는 "다양한 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하겠다던 제도가 이제는 스스로 먹고살지 못하는 영화관은 문을 닫으라는 으름장이 됐다"며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곳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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