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대구지역의 열대야가 36일간이나 지속돼 관측 이래 최고 기록을 보였다. 특히 우리 중구는 도심지역 특성상 타 지역보다 평균기온 2℃가 더 높아 그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올여름엔 대구에 열대야는 없었지만 경북 북부지역은 가뭄으로 인해 마실 물은 물론 고추, 수박재배 등 농사에도 영향을 끼쳐 재난지역으로까지 선포될 지경이 되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빈발하고 있는 이상기후로 인류사회와 자연생태계는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우리 중구는 일상에서 지켜야 할 환경문제의 이해를 돕고 이상기후변화에 적응해 살아가는 지혜를 함께 나누고자 지난 9월 기후변화적응을 주제로 환경 포럼을 개최했다. 통상적으로 이런 포럼은 어렵고 딱딱하게 생각하기에 준비를 하면서 참여하는 주민들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주제발표만 듣고 많은 사람들이 포럼장을 빠져나가 썰렁해지지 않을까, 정말 많은 걱정을 했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참석자들은 진지한 자세로 발표 내용을 경청했을 뿐 아니라 열띤 질문과 토론으로 포럼장은 뜨거웠다. 우리 모두는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많음에 서로 놀라워하며 실천의 의지를 쌓아가는 시간을 만들어갔다.
이날 다양하게 쏟아진 제안 중 우리 구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몇 가지 계획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에너지 슈퍼마켓' 운영이다. 이는, 에너지진단사가 방문객들에게 가정과 직장에서 에너지를 절감하는 방법을 컨설팅해주고, 공동주택 등 지역을 방문하여 에너지 절감 교육도 한다. 또한 뽁뽁이, 발광다이오드 전구, 소형 태양광 발전기 등 에너지 절약 제품 판매와 에너지 전시교육장 역할도 하는 등 '에너지 슈퍼마켓'은 생활에너지 절약에 대한 모든 시스템을 갖추고 에너지 절약 실천의 선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공동주택 발코니 '햇빛발전소' 설치다. 햇빛발전소는 공동주택의 발토니 난간에 발전용량 250W짜리 미니태양광판을 설치하면 900ℓ 냉장고를 일 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생산된다고 한다. 이미 서울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례이기도 한데 솔라시티를 표방하고 있는 대구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중구의 공동주택 중 시범지역을 선정하여 먼저 250W짜리 햇빛발전소를 설치하고, 반응이 좋으면 전 지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주부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애매한 분리배출의 기준들을 더 세분화해서 적극적인 홍보와 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이나 의약품은 유해제품인데도 제대로 된 분리수거가 이루어지지 않고, 깨진 도자기 컵과 접시, 유리, 옥수수대, 파인애플 심 등 일반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구분하는 방법들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다.
이외에도 늘어나는 1인 가구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안, 도심의 열섬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빗물을 흡수하고 열을 차단하는 친환경 도로 포장재를 사용하는 제안 등에 대한 계획들은 동반되는 예산을 감안해서 순서를 정하기로 했다.
중구는 모든 분야에서 환경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펴왔다. 그 예로 부수고 새로 짓는 무분별한 개발을 지양하면서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옛것을 있는 그대로 개발하고자 노력하였다. 그렇게 환경우선의 도심재생으로 개발한 것이 한국관광의 별이 되어 전국적 명소가 된, 지붕 없는 박물관인 근대골목투어와 또 다른 관광명소가 된 김광석길이 있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당장 내가 지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외면한다면 후손들에게 물려줄 우리 마을 지기의 책무는 누가 할 것인가? 그러기에 대구의 중심 중구는 구민과 함께 포럼장의 그 열기를 잊지 않고 실천에 옮길 일들을 차근차근 계획하면서 주민들의 공감대를 펼쳐갈 것이다.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