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시대 시동] <중> 안전성과 수송 능력

30개 역사 CCTV 935대…통합관제실서 실시간 안전 모니터

대구시는 화재나 고장 등 3호선의 위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전동차에서 직접 지상으로 대피할 수 있는 비상탈출장치(스파이럴 슈트) 등의 안전장치를 갖췄다. 비상탈출장치(스파이럴 슈트)를 이용해 탈출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화재나 고장 등 3호선의 위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전동차에서 직접 지상으로 대피할 수 있는 비상탈출장치(스파이럴 슈트) 등의 안전장치를 갖췄다. 비상탈출장치(스파이럴 슈트)를 이용해 탈출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달리는 전망대'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덤' 일뿐 3호선 본연의 기능은 이동수단이다. 3호선은 관광열차가 아니라 대구시민의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인 만큼 그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3호선이 얼마나 많은 승객을 빠르고 안전하게 수송할 수 있을지 수송 능력과 안전성, 승차감 등을 살펴본다.

◆승차감

3호선 시승 전 '2호선보다 소음과 진동이 더 적다.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을 들어서인지 소음과 진동, 흔들림에 온 신경이 집중됐다. 모노레일이 출발하자 이내 '이잉이잉' 하는 고무바퀴 돌아가는 소리와 '쓰윽' '끼익끼익' '꺼억꺼억'하는 등의 마찰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흔들림이나 진동도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느껴졌고, 제동 시 몸이 쏠리기도 했다.

그러나 한두 정거장 지나면서 전동차 내부를 살피고 차창 밖에 펼쳐지는 전경을 보는 등 신경이 분산되다 보니 소음이나 흔들림, 진동 등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상 10m 이상 높이의 레일 위에서 달리고 있다는 걸 생각하니 이 정도는 애교로 받아들여졌다.

곡선 반경이 65m(회전원반지름)인 급격한 커브 구간도 있었지만, 이곳을 지날 땐 거의 서다시피 할 정도로 서행해 불안감을 낮추고 승차감을 높였다. 대부분 급커브 구간이 어차피 속도를 줄여야 하는 정거장 직전에 위치해 있어 운행 시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안전성

3호선의 취약점으로 거론됐던 것 중 하나는 안전 문제다. 지상 10m 안팎의 높이에서 운행되는 지상철의 특성상 운행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을지 불안한데다 각종 사건'사고 등 위급 상황 시에도 대피'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래서 대구시는 안전과 관련된 장치 및 시설, 시스템 강화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먼저 북구 동호동 차량기지 통합관제실에서 대형 모니터를 통해 30개 전 역사의 승강장 및 대합실, 계단 등 승객들의 동선은 물론 운행 중인 전동차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최첨단 시설을 갖췄다.

3호선과 관련해 설치된 CCTV는 총 935대. 전동차 한 편성 당 8대 등 224대(28편성), 30개 역사에 711대 등으로 이곳 통합관제실에서 관리'통제한다. 비상사태 발생 시엔 모니터에 긴급 화면이 팝업창처럼 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통합관제실에서 확인 후 각 역사 및 전동차 탑승 안전요원에게 연락해 곧바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전동차의 최고속도도 선로조건에 따라 조정돼 안전성을 더했다. 전동차가 직선 구간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도 커브나 오르막, 내리막 등 선로조건이 달라지면 속도도 조정되는데, 이때 전동차 내 속도 계기판의 최고속도 표시도 변해 제한속도 이상의 속력을 내지 못하도록 원천 차단하고 있다. 실제 직선구간에서 70~75㎞로 제한되는 계기판의 최고속도 눈금이 곡선 구간에 접어들자 50㎞ 아래로 떨어졌다.

또 전동차 편성 당 안전요원 한 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도록 한다. 안전요원은 운행 차량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통합관제실과 검수실에 전달하는 것은 물론 비상 시엔 운전조작 및 승객 질서 유지, 차량 고장 응급조치 등을 하게 된다. 3량이 연결돼 있는 객차(량) 사이에 문이 없어 시각적으로 넓고 개방감을 줄 뿐 아니라 탑승한 안전요원이 한눈에 전동차 내부를 다 볼 수 있도록 했다.

◆수송력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경우 편성 당 3량으로 구성돼 있어 6량이 1편성인 1, 2호선에 비해 객차(량) 수가 절반에 불과하고, 지상 10m 위에서 달려야 해 속도도 느릴 것으로 보여 이동수단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3호선은 출'퇴근 시간대 기준으로 3, 4분 간격으로 운행될 예정이어서 1, 2호선의 6분보다 훨씬 짧아 승객 규모를 1, 2호선과 비슷하게 조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눈앞에서 열차를 놓치더라도 숨 한 번 고르는 사이 전 정거장을 떠난 다음 열차가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속도 역시 1, 2호선과 별 차이가 없다. 3호선도 직선구간에선 최고 75㎞까지 속도를 낼 수 있어 1, 2호선(80㎞)과 비슷하다는 것이 대구시의 설명이다. 시는 3호선이 개통되면 현재 9.7%인 도시철도(1, 2호선) 수송분담률이 16.1%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노선에 한두 정거장만 더 만들면 수송력을 훨씬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수성구민역에서 범어네거리(2호선), 동대구역(1호선) 쪽으로 두 정거장만 신설해 이어주거나 환승역을 만들어도 1, 2호선과 완전 연결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1~3호선의 원활한 환승이 가능해져 대구의 도시철도 교통망의 역할이 증대된다.

한편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2006년부터 3년간의 설계 과정을 거쳐 2009년 착공해 올해 완공됐고, 현재 시운전을 하고 있다. 3호선 전동차는 총 28편성(3량이 한 편성)이 도입돼 있는데, 한 편성당 정원은 265명이고, 최대 398명을 수송할 수 있다.

이호준 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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