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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차 부품업계 "팔수록 적자 쌓이네"

사진 일본 엔저가 계속 이어지면서 대구경북 지역 수출 기업의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본 현지 바이어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자동차부품업계는 국산 완성차의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매일신문DB
사진 일본 엔저가 계속 이어지면서 대구경북 지역 수출 기업의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본 현지 바이어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자동차부품업계는 국산 완성차의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매일신문DB

일본의 엔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대구경북 지역 수출 기업이 긴장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일본 현지로의 수출에서도 손실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역 기업 가운데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자동차부품'업체다. 국내 완성차량의 해외 판매가 일본차량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판매 부진은 지역의 자동차부품의 매출 하락과 직결된다. 한 부품업체 대표는 "엔저는 원화뿐 아니라 달러, 유로에도 다 해당이 된다. 그만큼 일본산 자동차를 수입하는 이들에게 엔저는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다"며 "결국 일본차량의 판매가 늘고 국산차의 실적이 나빠지면 부품업계의 주문도 준다"고 말했다.

국산자동차에 납품하지 않는 부품업체도 힘들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일본산 부품과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해서다. 더구나 일본 현지로의 수출은 엔저로 인해 팔더라도 남는게 없는 '적자수출'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들이 예상하는 2014년도 손익분기점 환율은 100엔당 1,059.4원, 적정 환율로는 1,100.6원으로 판단했다. 그만큼 현재의 엔저로는 수출 기업의 채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DGB경제연구소는 원화가 달러화 및 엔화에 대해 5% 절상될 경우 대구와 경북의 생산은 각각 0.82%와 1.02%, 수출은 각각 3.68%와 3.62% 감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 수출업자는 "일본 현지에서도 '한국에 주문 넣지마라 그 비싼 돈을 어떻게 감당하냐'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지난해 도요타에 100억원 가량의 부품 수출 계약을 맺은 한국SKF씰의 경우 계약 당시 화폐를 엔화로 했지만 올해 들어 한번의 수정을 거치면서 원화 거래로 바꿨다. 덕분에 이번 엔저로 인한 수출피해는 면했다. 하지만 엔저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엔화 가격이 떨어지면서 일본 현지에서 한국쪽으로 부품생산에 대한 견적의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자국에서 해결하는 것이 오히려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인 듯하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엔저에 대해 지역 수출기업은 수출보험 가입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기업 가운데 환변동보험(엔화)에 가입한 기업은 8개사, 112억원어치였다. 올 10월까지는 작년의 두배에 가까운 15개사가 147억원을 가입했다.

결국 엔저로 인해 지역 기업은 일본 시장 확대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에 비누를 수출하는 향원 류태규 대표는 "엔화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엔저로 인해서 입는 피해가 예상된다"며 "게다가 앞으로가 문제다. 일부 주변 업체는 일본 현지 전시회 참여도 줄이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한 자동차부품 업체 관계자는 "통화단위에서의 피해를 적게하기 위해 원화결제를 유도하고 있지만 일본 기업 입장에서는 원화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결국 단가협상을 새로이 해야 하고, 계획보다 판매 실적이 떨어진다"고 하소연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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