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1) 씨는 '블로거'라면 손사래를 친다. 몇 달 전 '맛집 파워블로거'라며 식당을 소개하는 글을 써주겠다는 손님이 찾아와 음식과 가게 사진을 찍었다. 김 씨는 블로그에 오르면 가게 홍보가 된다고 해 감사의 뜻으로 서비스 음식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후 비슷한 손님들이 종종 찾아오면서 김 씨의 스트레스도 커져갔다. 심지어 몇몇 블로거는 대놓고 음식값을 깎아달라, 서비스 음식을 내달라는 요구까지 했다. 김 씨는 "한 번은 값을 깎아주지 않았더니 '불친절하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적잖이 당황했다"며 "이젠 카메라를 들고 와 사진 찍는 손님만 봐도 예민해진다"고 말했다.
블로그의 파급력을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일명 '파워블로거지'(파워블로거+거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의 영향력을 내세워 업체나 가게를 홍보해 주겠다며 접근해 할인과 서비스 등을 요구한다. 심지어는 '좋게 글을 써주겠다'며 돈을 요구하기도 하고, 이를 거절하면 악의적으로 업체에 대해 나쁜 평가를 올리기까지 한다.
이 때문에 선의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나 블로그 후기를 보고 서비스나 물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파워블로거지들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수성구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35) 씨는 "며칠 전 자신의 블로그 방문자가 하루 2천 명이 넘는다며 홍보 글을 써줄 테니 5만원을 달라는 블로거가 찾아왔다"며 "이들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소비자에게 알려질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참다못한 블로거들이 블로거지로 인한 폐해를 막고자 직접 나서기까지 했다. '우리는 파워블로거지를 반대한다'(우파반)는 포털사이트 카페도 이 중 하나다. 부당 이득을 챙기려는 블로거지들에 대응하는 방법과 이들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례 등을 모아 파워블로거지를 퇴출하자는 게 카페 설립 취지다. 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는 블로거 B씨는 "블로그를 악용하는 일부 블로거 때문에 요즘은 이들과는 다른 정상적인 블로거임을 증명하기 위해 식당에서 계산한 영수증을 블로그에 함께 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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