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투우가 있다면, 청도에는 소싸움 대회 및 청도 각북 둘레길 축제와 다양한 미술전시가 개최되고 예술촌이 집성되어 문화축제의 장을 이루고 있다. 또한 천혜의 자연은 감 농사에 축복을 더하여 청도반시, 청도감와인, 감물 염색 등 감 문화의 르네상스를 이루고 있으며 문화와 자연의 고장으로서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예술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
산세가 좋고 물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이색지며 어색하기까지 한 높은 건축물과 네온사인, 모텔 등이 난립하여 방문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다반사임에도 청도에는 아직 높은 건물이 없다. 이는 자연정서를 훼손시키지 않으려는 행정기관의 노력과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군민의 마음이 일치하므로 가능한 일이리라.
▷오션힐스 클럽하우스 운휴당은 뜻 그대로 바람이 머무는 곳이다
여타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도 자연을 모티브로 계획함이 자연스러운 일이겠으나, 청도의 바람을 맞으며 감이 익어가는 계절의 변화와 주렁주렁 매달린 곶감 말리는 풍경과 감물로 들인 천연의 빛깔이 거리마다 널려 있는 마을을 지나노라면 '아, 이곳이 바로 청도이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들 것이다. 또한 계절마다 개최되는 청도군의 다양한 축제는 전국의 인파를 매혹하고 있으며, 연계하여 청도를 대표하는 골프장 클럽하우스인 운휴당의 집객요인이 증대되고 있다.
▷청정자연에서의 라운딩과 교우
짜여진 틀과 바쁘게 살아가야 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밝은 햇살과 건강을 찾는 장소성을 확보하는 것이며, 이곳에서만은 자연과 어우러진 순수한 모습으로 회귀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미래김하고자 하였다. 청도의 지리적 특성인 구릉과 산의 형태 등 자연적 특성과 어우러진 건축외관의 샌드스톤, 노출 콘크리트, 유리, 징크 등이 기능적 요소로 자리매김하도록 계획하였고, 실내의 청도 특산물인 감물 염색 천과 더하여 물성을 최대한 살린 마감으로 기능적인 요소를 충족하였다.
자연의 돌, 나무, 시냇물 등을 요소로 적용하여 감히 근접할 수 없는 최고의 디자인인 자연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건축 외피가 거대한 산이라면, 실내공간은 물이며, 계곡이며, 시내가 되어 조각들이 꿰맞추어지고 조합된 품격있는 장소로 조성하였다.
홀, 탈의공간, 스타트하우스, 샤워공간으로 각 공간의 스토리 라인을 설정함으로써 보다 은유적인 의미가 함축된 철학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홀은 나눔의 의미로서 공간 안에서의 정을 나누며, 건축적 매스를 나누게 된다. 탈의공간은 공의 공간으로 자연안의 이곳에서 마음을 비우며, 새로운 것을 준비함과 동시에 또 다른 채움의 의미를 나타낸다. 에너지를 충전하는 스타트하우스는 이용자를 위한 배려로 부족함이 없는 공간으로 채운다. 운휴당에서의 마지막 공간으로 샤워 공간은 몸과 마음을 담가 회복하며, 자연과 더불어 명상에 잠겨볼 수 있는 고요함을 담는다.
▷스토리라인
운휴당은 급증하는 골퍼의 수요를 고려하고, 특히 여성 골퍼에 대한 배려로 충분한 면적을 확보하였다. 또한 서클 단위 내장객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여 회의실의 충분한 면적 확보, 이동 가능한 파티션으로 가변성을 주어 수요의 증감에 대처하였다. 또한 코스와 밀접한 연관성을 확보하여, 내부 동선은 외부 동선의 연장으로 효율적인 동선계획을 하였으며, 밝고 생동감 넘치는 실내 환경의 연출을 위해 자연광의 적극적 유입, 코스와의 개방감, 수경요소 등을 도입함으로써 골프 코스라는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구성하였다.
또한 자연친화적이며 개방적인 공간으로서 미니멀한 외피 및 고급화된 소재가 지니는 물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자연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보다 인상적인 외관으로 건축물의 정체성을 거침없이 표현하고 있다. 기존의 클럽하우스에서 나타난 무조건적 고급화나 지역성을 외면하는 서구적 외관과 개성 없는 형태를 지양하고, 한국적이며 지역적인 전통이 내재된 공간창출에 주력하였다. 따라서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청도라는 지역의 예술성과 감성, 우리나라의 독특한 자연, 산과 구릉, 지형 등을 현대적인 모티브로 풀어놓은 외관디자인과 접목하여 자연성이 실내 건축적 요소와 일관된 느낌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오지와도 같았던 청도의 산간구릉에서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돌멩이 하나와 한 자락의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며 운휴당만의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한 시간들을 추억해본다. 청도 오션힐스 클럽하우스 운휴당을 디자인함으로써 골프라는 스포츠를 매개로 한 쾌적한 클럽라이프의 형성에 기여한 점과 나아가서 스포츠 환경의 질적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새로운 레저스포츠문화의 정착에 기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함에 한 땀을 보탠 것, 운휴당이 다양한 문화예술의 맥락과 소통하며 새로운 문화의 지평을 여는 데 동참하였다는 사실이 새로운 공간에 대한 열정을 일깨우고 있다.
글'사진=김완준 주식회사 JID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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