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명량'이라는 영화 한 편으로 전국이 이순신 열풍과 신드롬에 휩싸였다. 영화를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 보고자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난중일기'를 다시 한 번 읽어 보았다.
지난 6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난중일기'는 7년이나 되는 전쟁 기간에 최고 지휘관이 전투상황과 개인적인 감정을 매일, 직접 기록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
난중일기에서 이순신 장군은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적을 상대해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부하들을 엄하게 다스린다. 이순신 장군의 카리스마는 독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가 진정한 리더이며 수세기에 걸쳐 존경을 받는 진정한 위인으로 자리매김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부하들을 살뜰하게 챙기며 백성들을 걱정하는 모습, 늘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에 대한 넘치는 사랑, 자신을 헐뜯는 원균에 대한 원망 등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 부분들이 바로 그것이다. 성웅이며 장군이기에 앞서 이순신 역시 따뜻하고 섬세하며 때로는 평범한 인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단합이 잘되는 민족이라고 하면 유대인을 떠올린다. 히틀러에 의해 600만 명이나 희생되는 큰 비극을 겪었지만 그들의 신념은 오로지 조국애이다. 난중일기 속의 이순신 또한 극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생명을 조국에 걸었다. 개인의 사사로운 정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선순위는 '충'(忠)이었다.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근본을 그는 잊지 않았다. 자비심으로 백성을 끌어안았다. 그러기에 그를 가리켜 충무공이란 시호를 칭했다.
사람으로서, 리더로서 갖춰야 할 면모를 두루 갖추고 있는 이순신의 모습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가 지녀야 할 모습이며 진정한 리더가 무엇인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된다.
이순신은 '일은 너희가 하라, 훈공도 너희가 가져가라,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말을 통해 권위가 아닌 책임으로 신뢰를 만드는 진정한 리더십을 보였다. 이순신 장군의 청렴한 태도와 철저한 자기관리,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예방하는 냉철함 등은 다변화되고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덕목일 것이다.
박노욱 봉화군수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