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섬유산업의 큰 별인 이동찬(사진)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1922년 7월 경북 영일군에서 이원만 창업주의 외아들로 태어난 이 명예회장은 1944년 와세다대학 정경학부를 졸업했다. 광복 후 고국에 돌아온 뒤 6'25전쟁 여파로 의복을 제대로 갖춰 입지 못하던 국민에게 따뜻한 옷을 입게 하리라는 신념 아래 경북기업이라는 직물공장을 세웠다. 이후 상경해 1954년 코오롱상사의 모태가 된 개명상사를 세웠다. 1957년엔 코오롱그룹의 모태인 한국나일론을 설립하고 국내 첫 나일론 공장을 건설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코오롱상사, 코오롱나일론, 코오롱폴리에스터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그룹의 외형을 키웠다. 1977년 삼촌이던 고 이천원 전 코오롱TNS 사장에 이어 코오롱그룹 대표에 취임했다. 당시 한국나이론과 한국포리에스텔을 합병하면서 상호를 코오롱이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취임 후에는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1980년대 필름'산업자재, 1990년대 첨단 섬유소재 개발에 앞장서며 한국 섬유업계의 큰 별로 떠올랐다.
또 1989년 경제단체협의회 의장, 1990년대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경제계를 이끌었다. 1970년 여자실업농구연맹 회장과 대한농구협회장, 대한골프협회장 등을 지내면서 한국 체육계 발전에도 기여했다.
이 명예회장은 근검절약 정신으로도 유명했다. 1947년부터 신은 가죽 슬리퍼를 50년간 신었다. 2010년 작고한 부인 신덕진 씨와 사이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등 1남 5녀를 뒀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일 오전 5시, 장지는 경북 김천시 봉산면 금릉공원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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