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철 초대전이 23일(일)까지 대구보건대 인당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인당박물관이 진행하고 있는 지역 출신 예술가 후원 사업의 일환이다.
권 작가의 작품 세계는 여러 번의 변곡점을 거쳤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1999년까지 수묵화가로 활동했다. 하지만, 여섯 번의 인도여행과 세계 유수 미술관과 박물관을 다녀온 후 그의 작업은 커다란 반전을 맞이하게 된다. 당시 시작한 '어이쿠! 봄 간다' 시리즈는 화려한 색감을 바탕으로 한다. 묵을 버리고 원색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들어간 셈이다. 구도적인 면에서도 '어이쿠! 봄 간다' 시리즈는 이전 작업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전 작업이 구상을 추구했다면 '어이쿠! 봄 간다' 시리즈는 추상적이다.
'어이쿠! 봄 간다' 시리즈는 작가 내면의 울림이 조형적 울림으로 치환되어 시각적으로 나타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한국화를 전공하고 동양 사상을 작품 활동의 근간으로 삼아온 작가가 관심을 갖고 표현하려는 것은 비정형적이고 확정되지 않는 것들의 아름다움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과감하게 형상을 제거한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올해 다시 먹 작업으로 돌아왔다. 같은 '어이쿠! 봄 간다' 시리즈이지만 전작과 최근작은 상당한 거리가 있다. 전작에서 작가는 원색을 활용해 화려한 봄의 색깔을 화면에 가득 풀어놓았다. 봄이 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작가의 몸부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인생의 봄을 보내고 중년이 된 작가는 신작 '어이쿠! 봄 간다' 시리즈에 원숙미를 담았다.
묵을 사용한 '어이쿠! 봄 간다' 시리즈는 한층 정제된 느낌이다. 화면을 지배하던 원색은 먹으로 바뀌었고 좌충우돌 화면을 가로지르던 붓질은 차분한 선으로 귀결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를 두고 선의 강약 조절이 더욱 대범해지면서 한층 여유로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신작은 자유로움 속에서 질서를 발견할 수 있으며 흐트러짐 속에서도 하나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회화 226점과 설치 4점 등 230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출품작 가운데 작가가 처음으로 공개하는 인물화도 있다. 100여 명의 인물화는 전업 작가로서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이들에게 바치는 선물과 같은 작업으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작가의 마음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5개 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람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전시장마다 다른 테마로 꾸며져 있다.
한편 권 작가는 경북대 미술학과와 영남대 조형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캘리그라피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시립예술단, 대구문화 제호를 썼으며 올해 초에는 서예가 남석 이성조 선생의 사찰 대웅전 현판 글씨도 썼다. 053)320-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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