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이면 영덕군 병곡면 고래불 들판에서는 잠자리채를 든 어린아이들이 허수아비 축제장 논두렁을 누빈다. 누렇게 익은 벼 사이에 뛰노는 메뚜기를 잡는 아이들이다. 이곳에서 메뚜기 잡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은 친환경 우렁이 농법으로 논에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쌀이 바로 영덕군 명품 친환경 무농약 '사랑海요 영덕쌀'이다.
쌀시장 전면개방 파고가 농민들 앞으로 밀려오고 있다. 이를 넘기 위해 농민단체들은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농민들 스스로 소비자들에게 고품질 쌀을 공급하려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또한 내년 말부터 저농약농산물 인증이 폐지되면서 친환경농산물에서 퇴출된다. 웰빙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더욱 깐깐해지고 있기에 제도적으로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러한 농업기반 환경의 소용돌이 속에서 영덕군은 친환경 무농약 '사랑海요 영덕쌀'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농민들의 친환경 재배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재배면적을 지속적으로 넓히면서 영덕이 친환경 쌀 중심지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개 지구 20㏊에서 '사랑海요 영덕쌀' 110t을 생산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198㏊에서 1천여t을 생산한 데 이어 내년에는 220㏊에서 1천200t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친환경 무농약 재배면적은 영덕의 전체 논 면적 3천300㏊의 10%에 못 미치고 있지만 잡초를 없애는 역할을 하는 우렁이를 미리 뿌려 놓고 성장을 기다리는 '친환경 무농약 예비 단지'가 올해 321㏊, 내년 500㏊로 확대된다. 무농약 예비단지가 본격적으로 무농약 재배단지로 전환되면 수년 내 영덕 논의 3분의 1가량이 친환경 '사랑海요 영덕쌀'을 생산하게 된다.
현재 '사랑海요 영덕쌀'은 주로 학교급식용으로 납품되고 있지만 일조량이 풍부하고 인접한 동해안의 맑은 해풍 등 생육조건이 탁월해 장기적으로 고품질 쌀로 값싼 수입쌀과 맞서 싸울 주력군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우렁이로 제초작업이 이뤄지면 일반 제초제에 비해 비용이 40% 이상 절감되고 제초작업에 노동력 또한 절감돼 우렁이는 친환경농법의 '머슴 중 상머슴'이라는 말까지 있다. 또한 태풍 등 바람에도 쉽게 넘어지지 않는 장점도 있으며 친환경 제제로 공동방제하기 때문에 품 역시 적게 든다는 것이 농업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눈앞의 생산량에만 관심을 가지는 일부 농민들이 고부가 고품질 쌀 산업의 장점에 대한 인식 부족은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수매 시 ㎏당 4천원이 지원되며 계약재배를 하기 때문에 판로도 안정적이다. 화학비료로 땅심이 고갈되고 장기적으로 황폐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우렁이 친환경농법을 확산시켜 수입 외국쌀과 맞설 수 있도록 농민들과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덕 김대호 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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