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기원 사과 1개 1만1천원, 찹쌀떡 8개 1만2천원'.
1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합격을 기원하는 심리를 이용한 바가지 상술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선물가게 등은 전통적 합격기원 상품인 엿과 찹쌀떡을 비롯해 초콜릿, 손목시계 등 갖가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수능대박'이나 '합격기원' 등의 문구를 넣으면서 기존 상품보다 비싸게 팔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구의 한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 중인 '대학사과'의 가격은 1개에 1만1천원이다. '대학사과'는 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고, 사과 껍질에 '合格'(합격)이라는 글자와 학사모 그림이 그려져 있다. 같은 진열대에 놓인 일반 사과(1개당 1천800~2천500원)에 비해 무려 4~6배 비싸다.
한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합격기원' 문구로 포장된 찹쌀떡 8개를 1만2천원에 팔고 있다. 이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평소에는 찹쌀떡 8개 포장 제품을 9천원에 판매한다. 포장만 달리해 가격을 기존 제품보다 30% 올린 셈이다. 중구 동성로의 한 문구점은 '수능시계'를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일반 시계와 기능이 비슷한데도 '수능'이 붙었다는 이유로 일반 제품보다 2배가량 비싼 2만2천원이다.
김모(50) 씨는 수험생을 둔 직장 동료들에게 찹쌀떡이나 엿과 같은 '합격기원' 선물을 사려고 선물가게에 들렀다 고민에 빠졌다. 초콜릿과 호박엿, 방석, 손난로 등으로 구성한 선물세트 가격이 3만원대였기 때문이다. 그는 "선물할 동료가 30명이나 되는데 3만원짜리를 구입하면 90만원의 비용이 든다"며 "허름한 선물을 사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비싼 선물을 모두에게 할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했다.
양순남 대구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제품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법적 제재를 할 수는 없다"며 "소비자들이 가격이 비싼 제품이 정성이 더 들어갔고 더 좋을 것이란 생각에서 벗어나 합리적으로 소비해야 바가지 상술이 발붙이지 못할 것이다"고 했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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