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987년 11월 11일은 섬유업계가 국내산업 단일 업종 최초로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한 날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섬유인은 매년 11월 11일을 '섬유의 날'로 지정해 섬유산업에 힘쓴 유공자에게 포상을 한다. 올해 섬유의 날에는 전국 7개 섬유관련 연구기관 가운데 다이텍연구원이 대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동안 굵직한 사업을 따낸 것은 물론 해외 기술이전과 해외 지사를 설립하는 등 국내를 넘어 해외로까지 뻗어나가는 다이텍의 위상을 반영한 것이다. 그만큼 다이텍이 성과를 올린 데에는 묵묵히 직원들을 믿고 열심히 일 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전성기(사진) 원장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전 원장은 1988년 동양염공(주)(현 효성) 기술개발과장과 생산과장을 역임한 뒤 한국염색기술연구소(현 다이텍연구원)에 입사, 파이롯 플랜트(Pilot Plant) 설립 등에 기여했으며 경북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염색기술연구소 상품본부장을 거쳐 2009년 이곳 소장에 선임됐다. 2011년 한국염색기술연구소가 현재의 다이텍연구원으로 바뀌면서 영역을 넓히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도록 힘쓴 것도 전 원장이다.
전 원장은 자신의 리더십을 두고 '공통분모 찾기'라고 설명했다. "모든 이들을 만족시키는 전략은 없습니다. 다만 다수의 의견과 소수의 의견차이를 좁히고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 원장은 2009년 첫 취임부터 연구원 개혁을 위해 힘써 왔다. 그는 "직원에게 '여러분이 가장 요구하는 것을 경영에 반영하겠다. 성과에 대한 공정한 평가, 대우를 약속한다'고 발표했고, 그를 지키려고 했다"며 "신상필벌을 통해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은 직원에게 동기부여를 했고 다이텍이 베트남에 섬유기술 이전 기관으로 선정되도록 했다. 해외 분원을 설립한 것은 물론 앞다퉈 해외 연구기관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실제 독일 최대 규모의 섬유학회인 '아헨 -드레스덱 국제섬유학회'가 올해 파트너 국가로 한국을 선택한 데 이어 이를 주관하는 역할을 다이텍이 맡았다. 전 원장은 한국 섬유 대표단을 구성해 대한민국의 섬유기술을 유럽에 대대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전 원장은 "연구원의 성과는 다 직원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이다"며 "앞으로도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해 선진 기술을 우리 직원이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열고, 국내 섬유기업의 기술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전 원장은 최근 주목받은 '물 없는 컬러산업'에 대한 확실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5년 세계물포럼에 맞춰 국내 물산업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유엔에서도 우리나라는 앞으로 물 부족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만큼 산업현장에서 물 사용을 줄이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물 없는 컬러산업이 성공할 경우 섬유산업이 깨끗하고 환경오염이 적은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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