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Together RE:Start! BE Legend!'다. 사상 최초로 통합 3연패를 이룩한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3년을 위해 다시 뛰어 전설이 되자는 뜻이다. 글자에 포함된 콜론(:)에서 숫자 8을 연상시켜 'V8'(통산 8번째 우승)에 도전한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삼성은 11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승리하며 'V8'에 성공했다. 새로운 출발의 첫 단추를 잘 끼운 류중일 감독 등 삼성 관계자들은 우승 소감으로 "통합 5연패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015 시즌에는 kt가 제10구단으로 참여하면서 '휴식기'가 없어지는 등 새 판이 짜인다. 또 사령탑 교체 등으로 면모를 일신한 나머지 구단들의 도전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은 이번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두둑한 지갑을 열 것으로 관측된다. 통합 4연패에 크게 이바지한 핵심 선수들을 붙잡기 위해서다. 외국인선수 릭 밴덴헐크(29)'야마이코 나바로(27), 자유계약신분(FA)이 된 선발투수 윤성환(33)'배영수(33), 불펜투수 안지만(31)'권혁(31), 내야수 조동찬(31) 등 7명이 대상이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탈삼진 1위를 차지한 밴덴헐크는 이번 시리즈에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2차례 선발로 나서 제1선발다운 위력을 뽐냈다. 시리즈 평균자책점 2.03은 요미우리 자이언츠,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프트뱅크 호크스 등 일본 구단들이 탐을 낼 만한 활약이었다. 삼성 내부에서도 일본 측의 베팅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온다. 다만 지난해 한국 다승왕이었던 크리스 세든(전 SK'14승)을 영입했던 요미우리가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만큼 밴덴헐크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삼성 한 관계자는 "연봉 100만달러 정도로 알려진 두산의 니퍼트가 밴덴헐크와의 협상 기준이 되지않겠느냐"며 "재계약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나바로 역시 삼성이 반드시 붙잡아야 할 존재다. 밴덴헐크보다는 일본에 진출할 가능성이 작게 점쳐진다. 다행히 나바로 역시 MVP 수상 소감에서 "내년에도 삼성이라는 좋은 팀에서 다시 한 번 우승하고 싶다"고 밝혀 구단 관계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토종 선수 가운데에서는 윤성환과 안지만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국시리즈에서 나란히 2승을 따낸 이들은 올해 초에도 '예비 FA 프리미엄'을 인정해달라며 연봉 협상 과정에서 구단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윤성환은 지난해 'FA 대박'을 터뜨린 장원삼(4년 총액 60억원), 안지만은 2011년 롯데와 사인한 정대현(4년 36억원)이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최근 몇 년간 외부 스타 플레이어를 FA로 영입하지 않았다. 2004년 박종호, 2005년 심정수'박진만을 합류시킨 게 마지막이었다. 물론 이들을 데려오면서 2005'2006년 한국시리즈 2연패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지만 자체 육성시스템이 더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은 내부의 힘만으로 리그 최강의 자리에 4년 연속 올랐다는 사실에 큰 자긍심을 갖고 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FA 대상선수를 공시한다. 해당 선수는 공시 후 2일 이내에 FA 자격선수 승인을 신청해야 하고, KBO는 신청 마감일 다음 날 FA 승인 선수를 공개한다. 이후 해당 선수는 일주일 동안 원소속구단과 우선협상에 돌입하고, 이 기간에 계약하지 못하면 타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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