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은해사 백흥암 수미단/ 김종욱 지음/ 은해사 성보박물관 펴냄
영천 은해사의 산내 암자인 백흥암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담은 사진집이다. 현재 경주대 강사로 있는 김종욱 사진작가가 촬영을 맡았다.
873년 통일신라 경문왕 때 혜철 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백흥암은 조선시대 때 왕실의 지원으로 인종 태실을 수호하는 사찰이 됐다. 추사 김정희의 주련과 편액을 비롯해 많은 불교 유물이 잘 보존돼 있다. 특히 수미단(법당 안에 불상을 모시는 불단)은 불보살의 세계를 다양한 문양 및 상징으로 구현하고 있어 국내 사찰의 여러 수미단 중에서도 정수로 꼽힌다.
사진집은 수미단, 극락전, 보화루, 인종태실 등 백흥암을 구성하는 여러 건축물을 촬영한 것은 물론, 백흥암을 꾸미는 공작'국화'봉황'모란'연꽃'기린'천마 등 각종 문양 및 상징 조각과 불상, 탱화, 편액 등의 모습을 세밀하게 담아냈다.
특히 수미단을 집중 조명한다. 국내에서 보물로 지정된 수미단은 백흥암 수미단(보물 486호)이 유일하다. 정병모 한국민화센터 이사장(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은 "백흥암 수미단은 조선시대 때 만들어진 수미단 가운데 가장 다양한 도상으로 꾸며져 있다. 불교는 물론 도교나 길상의 이미지도 많이 들어가 있다. 송곳니가 6개인 육아코끼리, 기린, 해태, 봉황, 천마 등 조선 후기에 유행한 상서로운 동물들을 모두 찾아볼 수 있다. 또 이 동물들이 꽃을 물고 뛰어 놀며 연출하는 서정적인 장면들도 놓칠 수 없다. 수미단의 조각들을 보면 완성도 높은 사실적 표현에 감탄하게 된다. 조선시대 목조조각의 백미"라고 평가했다.
은해사 주지 돈관 스님은 "백흥암 수미단은 불교의 아름다운 이상 세계를 잘 담고 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환희와 외경심을 함께 느끼게 한다"며 "이번 사진집은 백흥암을 섬세하게 담아냈고, 불교 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되새겨 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물"이라고 말했다.
김종욱 사진작가는 "사진집 작업에 들어가기 전 부처님께 백흥암 수미단이 만들어지던 순간의 정신세계를 자손만대에 남길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며 "사진집이 불교미술 전공자와 학자, 불교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깨달음과 지식을 전하는 사료로 전해지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작업을 하며 아름다운 시간여행을 했다"고 말했다. 267쪽, 비매품.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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