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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총리가 된 음악가, 이그나시 파데레프스키

평생토록 음악만 하던 사람이 갑자기 정치에 입문, 총리까지 되었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개인과 가문의 영광이겠지만 매우 이례적인 일임이 틀림없다. 폴란드의 이그나시 파데레프스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파데레프스키는 1860년 오늘, 당시 러시아령 폴란드의 포돌리아 쿠리우프카라는 지방에서 태어났다. 12세 때부터 바르샤바 음악원에서 음악을 공부했고 피아노를 전공해 나중에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20대 후반부터 빈, 파리, 런던, 뉴욕 등지에서 연주회를 열어 놀랄 만한 성공을 거두었다. 개성적인 연주로 피아노의 대가였던 프란츠 리스트에 비교될 정도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 그가 정치 쪽으로 연결된 것은 폴란드의 독립을 열망하는 뜨거운 애국심을 지녔기 때문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동안 폴란드 국립위원회의 일원이 돼 미국의 우드로 윌슨 대통령으로 하여금 폴란드의 독립을 지지하도록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59세에 외무장관직을 겸한 총리가 되었다.

그러나 아첨에는 익숙하고 비판을 불편하게 여겨 정치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다. 10개월 만에 총리직에서 사임하고 다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폴란드 망명정부의 의회 의장직을 맡았으나 미국으로 건너간 직후인 1941년에 81세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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