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원가이하 팔아 年 356억원 손해"

상수도요금 10.9% 인상 배경 정수장 시설도 리모델링해야

대구시가 상수도 요금 현실화와 상수도 설비 투자 등을 위해 내년도 상수도 요금을 10%인상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대구 고산정수장 모습.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제공.
대구시가 상수도 요금 현실화와 상수도 설비 투자 등을 위해 내년도 상수도 요금을 10%인상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대구 고산정수장 모습.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제공.

대구시가 3년 만에 상수도 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이유는 현재처럼 생산단가를 현저히 밑도는 가격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책을 더는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수돗물 판매가격을 생산단가에 최대한 근접시키는 '상수도 요금 현실화' 논의는 수년 전부터 제기돼왔다. 특히 대구는 타 광역시도에 비해서도 수돗물 값이 싼 형편이어서 요금 현실화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중 생수의 650분의 1가격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가 밝힌 올해 대구의 상수도 요금(㎥당 판매단가)은 525원으로 생산단가 639원에 비해 114원이 부족하다. 생산단가를 100으로 봤을 때 요금 수준, 즉 '현실화율'은 82%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상수도 요금 현실화율이 낮아 발생하는 결손액은 세금으로 보전하는 수밖에 없다. 올 한해 대구의 상수도 요금 결손액은 356억원으로 추산된다. 대구 상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7대 특'광역시 중 부산(80%) 다음가는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요금 역시 7대 특'광역시 중 대전(514원) 다음으로 낮다.

이번 인상안이 통과될 경우, 상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2015년 88.8%, 2016년 94.9%가 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권태형 상수도사업본부장은 "결손액을 줄이고 정수장 리모델링, 시설 개량 등 상수도 설비 투자를 하려면 상수도 요금을 어느 정도 현실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는 향후 5년간 대구 상수도 사업에 2천400억여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후된 매곡정수장 리모델링(550억원) ▷배수지'가압장 신설 및 개량(427억원) ▷배수관(급수관) 부설사업(419억원) ▷노후관 개량(341억원) ▷비 급수지역 수돗물 공급(197억원) ▷5개 정수장 시설 개량(174억원) 등이다. 수돗물 가격이 시판 중인 타 음용수, 공공요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현재 대구 수돗물의 가격은 ℓ당 0.52원으로 650원(2ℓ)짜리 먹는 샘물에 비해 650분의 1 수준이다. 상하수도요금에 비해 전기요금 2.8배, 연료비 8.1배라는 통계청 분석도 있다.

◆수돗물 값 인상, 필요는 한데…

시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상수도 요금이 인상돼도 소비자 물가에 비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수도 요금 인상은 대중교통 요금 등 여러 공공요금 인상과 맞물려 시민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대구시 공공요금'물가분과위원회나 시 의회에서는 "상수도 요금 현실화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성되는 분위기다. 대구 한 시의원은 "상수도 요금 인상을 내년으로 미룰 경우 각종 공공요금 인상 부담이 너무 크다. 다만 상수도 요금은 서민 물가와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타 의원들과 신중하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물가위원회 한 관계자는 "상수도 요금 인상이 필요하지만, 대구시가 그동안 상수도 설비에 과잉투자를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상수도 요금 인상 요인을 만든 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 참여연대 강금수 사무처장은 "상수도 요금 인상은 타 공공요금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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