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추락 일로의 수출도시 구미, 회생 대책은 없나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해온 구미의 수출이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디스플레이 등에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에다 대기업과 외자 유치 노력이 벽에 가로 막히면서 수출이 감소하는 등 퇴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충남 아산, 울산 등에 밀려 수출도시 구미의 위상이 더욱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구미의 수출액은 사상 최고인 367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에다 중국 스마트폰'LCD 제품의 약진으로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당장 구미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미 수출의 66%를 차지하는 휴대전화'LCD는 올 9월 기준 각각 7%, 16% 감소했고 올해 전체 수출액도 작년 대비 10%가량 줄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구미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줄고 있는 것도 걱정스럽다. 구미는 2003년 국내 전체 수출의 10.9%를 점유해 최정점에 도달했다. 하지만 2006년 한자리 수로 떨어진 후 2011년부터는 급기야 6.0%대로 주저앉았다. 삼성'LG 계열사들이 해외나 수도권으로 사업장을 옮기면서 구미공단의 생산 비중이 매년 줄어들어 아산이나 울산 남구 등 다른 기초지자체에도 밀리는 형편이다.

무엇보다 삼성'LG 등 대기업 계열사의 비중이 75%를 넘고 모바일'디스플레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들의 부침에 구미 공단 전체가 영향을 받는 등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구미 국가산단 업체 수는 최근 10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해 지난해 1천984개에 달했다. 질적 성장 없이 양적인 분화만 되풀이한 결과다. 이는 구미 공단의 영세화를 초래하고 수출 감소에 직격탄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수출 감소를 발등에 떨어진 불로 인식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업종 다변화와 투자 유치, 공단 리모델링 등으로 경쟁력 회복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인력 수급과 각종 인프라 개선 등으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금처럼 계속 머뭇거리다가는 이류 수출도시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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