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참여마당] 수필-엄마의 향기

고말순(대구 달서구 송현로)

요양원에 계시던 엄마가 위독하셔서 요양병원으로 옮기셨다.

사랑하는 아들이랑 요양병원 중화자실에 들어서는 순간 엄마만이 간직한 특유의 향기가 난다.

1950, 60년대 우리나라가 가난했던 시절, 긴 세월 고생만 하신 엄마, 많은 자식들 먹이고 입히면서 대구까지 유학 보내주신 엄마. 억척같이 고생만 하신 엄마. 나만이 느끼는 엄마의 향기가 있다

대구서 학교 다닐 때 시골에서 동차에 쌀'고구마'배추 등등 이고 지고 오시면 언니들이랑 대구역까지 마중을 간다. 딸 셋과 엄마까지 들고 와도 다 못 가져올 물건들~. 엄마 혼자 하루 종일 시골역까지 이고 지고 옮겨서 대구역까지 오시곤 했다.

자식들 무거운 것 들면 힘들까봐 얼른 뺏어서 이고 지고 하시면서 무겁지 않다고 하신 엄마….

어릴 적 엄마 품 속에서 막내라고 초등학교 1학년까지 젖을 빨곤 했다. 그때 느꼈던 엄마의 향기 가슴속에 아련하게 미어지며 살갖까지 느껴진다.

요양원에 계실 때 사위하고 손자 보고 싶다고 하셨다. 아들이랑 가도 누군지도 모른다.

막내라고 아버지 엄마 사랑을 받고만 자랐는데…. 경험과 삶 속에서 나오는 엄마의 지혜 속 명언과 엄마의 향기에서 우러나오는 긴 세월 속 추억들과, 엄마가 살아온 삶 속의 아픔,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듯이….

아리고 가슴 저리다, 가실 때는 되었지만…. 엄마 가슴 아프게 해서 미안해~~. 행복하게 못 살고 엄마 힘들게 해서~~. 엄마 이제 막내딸 아들 멋지게 성장해서 행복하고 멋진 날들만 준비되어 있는데….

엄마 가슴으로 느끼고 계시겠지 엄마 고마워~~♥ 엄마 미안해~~♥ 엄마 사랑해~~♥

엄마의 향기가 뼛속까지 느껴진다. 가시는 날까지 고통없이 지내시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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