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겨울을 뜨겁게 달굴 스토브리그의 막이 올랐다. 자유계약(FA)을 신청한 선수들은 20일부터 26일까지 원 소속 구단과 일주일 동안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 만약 계약이 체결되지 않는다면 27일부터 12월 3일까지 이어지는 타 구단과의 협상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게 된다.
올해 FA 시장은 예측하기가 어렵다. 일단 FA 신청 선수가 종전 기록인 2012년 17명을 웃도는 19명에 이른다. 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5개 구단이 감독 교체 등 팀 리빌딩에 나선 상황에서 제10구단 kt까지 가세한다. 사상 처음으로 FA 신청 선수가 19명을 넘으면서 10개 구단은 야구규약에 따라 타 구단 소속 선수도 3명까지 영입할 수 있게 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년 시즌 판도가 확 바뀔 수도 있는 구조다.
가장 주목받는 구단은 역시 삼성 라이온즈다. 우선 윤성환'안지만'배영수'권혁'조동찬 등 FA 선수 면면이 화려하다. 여기에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삼성이 어떤 협상 결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전체 FA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커 다른 구단들이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FA 시장을 바라보는 삼성의 키워드는 세 가지이다. '내부 단속', '외부 무(無) 수혈', '합리적 대우'로 요약된다. '삼성 왕조'를 여는 데 이바지해온 베테랑들을 붙잡아 통합 5연패에 도전할 골격을 유지하되 무리한 베팅으로 타 구단 선수를 영입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 FA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은 시장의 왜곡이라는 판단에 따라 적절한 선에서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내부 방침은 10년 전부터 이어져 온 삼성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대어급 선수 영입은 2005년 심정수'박진만이 사실상 마지막이었고, 타 구단으로 떠나보낸 사례도 마해영(2003년), 정현욱(2012년) 정도뿐이다. 반면 지난해에는 장원삼'박한이를 잔류시켜 전력 누수를 막았다. 올해 FA로 풀린 5명도 데뷔 이후 오로지 삼성 유니폼만 입은 선수들이다. 구단 관계자는 "과거 FA 시장의 큰손이 되면서 '돈성'이란 비판을 자초했는데 4연패를 달성한 팀이 또 FA 영입에 나설 수는 없지 않느냐"며 "내부 육성이 훨씬 효과적 시스템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변수는 있다. 특히 투수 자원이 넘쳐난다. 올 시즌 중에도 류중일 감독이 '12선발 양병설'을 말할 정도로 마운드가 두터운데다 병역 의무를 마친 정인욱과 '잠수함' 권오준'신용운 등도 내년에는 한 축을 맡을 전망이다. 삼성은 20일 권혁을 시작으로 21일 배영수'조동찬, 22일 윤성환'안지만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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