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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내 점포 '파생상가' 조용한 인기

건물 입주자 고정 수요 "쪽박은 없다" 인식 퍼져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특화건물에 딸린 파생상가가 인기다. 사진은 포항에 들어올 예정인 한 호텔에 딸린 상가 조감도. 매일신문DB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특화건물에 딸린 파생상가가 인기다. 사진은 포항에 들어올 예정인 한 호텔에 딸린 상가 조감도. 매일신문DB

대구 중구 동성로에 6층 건물을 지을 계획인 김모(52) 씨는 건물 1층의 커피숍과 편의점 등 일부 업종은 임대를 주기보다는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3층 위로는 모텔이 들어서는데 모텔 수요와 유동인구를 감안했을 때 세를 놓는 것보다 직영하는 게 수익면에서 훨씬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건물을 신축했을 때 임대를 하면 월 2천만원 정도 수익이 나지만 직접 경영하면 3천500만원 이상의 이윤을 낼 수 있다"며 "요즘 건축주들이 알짜 상가는 직접 경영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구 중구에서 분양 중인 한 오피스텔도 일반 분양을 마친 뒤 상가는 분양보다는 직영쪽으로 방침을 세웠다. 이곳 대표는 "오피스텔 상가는 입주자 고정 수요가 큰 게 장점이어서 분양보다는 회사가 경영할 것"이라며 "상가에는 약국, 편의점, 세탁소, 커피숍 등으로 운영할 예정이다"고 했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상가가 뜨고 있는 가운데 상가 중에서도 파생상가가 인기를 끌고 있다. 파생상가는 건물 특성에 따라 부수 업종을 유치하는 점포를 말한다. 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등 전문직 집중 빌딩에 들어서는 문구점이나 전문 식당, 메디컬 빌딩의 약국 또는 안경점,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복합상가에 들어서는 부동산이나 학원, 전문 병원'대형 예식장 건물의 식당, 지식산업센터 내 구내식당, 편의점 등이 대표적이다.

파생상가는 '바늘 가는 데 실 가는' 역할을 하는 점포인 까닭에 소비층이 고정적이고, 매출이 꾸준한 게 강점이다. 특히 영업 경험이 없는 초보 투자자가 직접 운영하기에 안정적이어서 최근 상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리코씨앤디 전형길 대표는 "파생상가는 상권의 유불리에 상관없이 고정 수요가 있기 때문에 대박은 못 쳐도 쪽박은 차지 않는 일종의 철밥통 상가"라고 밝혔다.

하지만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주 건물 역할을 하는 대형 시설의 영업 상황에 따라 사업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주 건물이 활성화할지를 충분히 검토한 뒤 투자해야 한다. 또 상가를 분양받을 때에는 배후가구 입점 경쟁률이나 분양률도 꼭 따져봐야 한다. 이와 함께 상주하는 고객이 어느 정도인지와 집객 요소나 흡입요소를 갖춘 경쟁력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낭패를 피한다. 특히 투자 금액이 일반 상가에 비해 큰 탓에 과도한 융자는 피해야 하며 해당 입지의 발전 가능성을 고려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파생상가를 분양받을 때는 배후 가구의 입점 경쟁률이나 분양률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인기 있는 상가이기 때문에 분양가와 임차료가 높을 수 있어 섣부른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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